요즘 크랄의 공격이 아주 거세졌네.

머리가 나쁜 녀석들이라서 공격 위치나 시기가 뻔해서 대처할 수가 있었는데 요즘은 그렇지가 않네. 시도 때도 없이 요새 곳곳을 공격하는 상황이지.

계속되는 놈들의 공격을 막느라 부상당한 가디언이 한둘이 아닐세. 파견된 인원만으로 버티는 건 더 이상 무릴세. 아무래도 상부에 지원을 요청해야겠어.
이대로 가다가는 근처 마을과 숲에 파견 보낸 병력까지 불러들여 크랄을 막는 데 동원해야 할 판일세.

사실 지금도 요새의 병력은 대부분 크랄을 막는데 투입하고 있지만 말이야.

그러니 자네가 지금 당장 엘리시움으로 가서 지원병을 요청해 주게.
한시가 급한 상황이니 서둘러 다녀오게.

이 서신을 엘리시움의 라비린토스 님께 전하게.

이곳의 상황을 자세히 적었으니 편지를 읽으면 바로 지원병을 보내 주실 게야.
자네 주위를 감도는 오드의 기운이 심하게 흐트러진 것이 느껴지는군.

아무래도 아주 급한 용건이 있는 모양이야.

그래, 날 찾아온 이유가 무엇인가?
(편지를 반으로 접으며) 내 생각엔 지원병을 보낸다고 상황이 달라질 것 같진 않군. 크랄이 이렇게 필사적으로 파상 공세를 펼친다는 건 뭔가 음모가 있다는 뜻일 테니 말이야.

그러니 놈들의 음모를 밝혀내지 못한다면 지원병을 보내 봤자 부상자만 늘어날 뿐이지.

조언을 해 줄 사람을 소개해 주겠네. 현자의 서고에 있는 크세노폰을 만나게. 크랄과 전투를 벌인 경험이 많은 군사 전문가지.

그라면 이 상황을 타개할 단서를 찾아낼 걸세.

그리고 스파탈로스에게는 크랄의 속셈을 알아내라고 전하게. 지원병 얘기는 그 뒤에 하도록 하지.
크랄이 베르테론 요새에 총공세를 펼친다고?

그렇다면 베르테론 요새만 공격한다는 말이겠구려.

더 들을 것도 없소. 놈들이 연막 작전을 쓰는 거요. 가디언을 요새 방어에만 매달리게 해서 뭔가를 감추려는 것이로군.

다른 크랄 부족이라면 어림도 없는 일이겠지만 투르신 크랄의 우두머리는 쿠라카니까.
정확한 상황은 더 조사해 봐야겠지만 큰 음모를 꾸미는 게 분명하오.

그렇지 않고서야 성과도 없는 국지전을 벌이며 연막을 칠 필요가 없을 테니까.

놈들의 음모를 알아내려면 투르신 주둔지로 들어가는 수밖에 없소.

음모를 밝혀내지 못한다면 나중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오. 어서 요새로 돌아가서 음모를 밝혀내시오.
엘리시움에 편지는 잘 전했는가?

그래 라비린토스 님이 뭐라고 하시던가?

지원병은 언제 보내 주시겠다던가?
지금은 지원병을 보낼 수 없다고?

게다가 크랄이 연막 작전을 펴고 있으니 밝혀내라고?

요새를 방어할 병력도 부족한데 놈들의 소굴까지 들어가서 뭘 어떻게 조사하란 말인가!

도대체 이 상황을 어쩌면 좋단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