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셨군요. 결심이 서신 겁니까?

일단, 이렇게 찾아오셨으니 제가 왜 스텔라 인더스트리를 의심하게 됐는지부터 차근히 말씀 드리죠.

제 형 마누트는 레가 소탕 작전을 맡아서 지휘하던 중, 홀연히 사라져버렸습니다.

성정이 좀 괴팍하긴 하지만, 책임을 져버리고 그럴 사람은 아닌지라... 정말 이상하다고 생각했죠.

형의 실종을 조사해달라는 항의나 청원도 해봤지만, 군부에서는 그저 탈영으로만 치부하더군요.
저야 형을 잘 아니까, 절대 탈영일 리가 없다고 생각했죠.

결국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혼자서 조사를 해나갔고, 수상한 연결고리를 발견했습니다.

형이 사라진 시기가 스텔라 지원품으로 들어간 「NK-Ⅵ」를 받은 직후더군요.

마지막으로 목격된 곳은 무법령 잔파고요. 그런데 주목할 점이 또 있었습니다.

그런 사람이 형뿐만이 아니었던 거죠.

형처럼 갑자기 실종된 이들이 다수 존재하더군요.

실종자들의 공통점은 나키식스를 지급 받았다는 것.
네, 나키식스요.

그래서 제가 「NK-Ⅵ」와 나키식스를 제조하고 유통시키는 스텔라 인더스트리를 의심하게 된 겁니다.

막상 조사해보니 수상한 점이 너무나도 많더군요.

전에 마주쳤던 그, 「NK」임시 실험실 말입니다.

거기서 알아냈듯이 나키식스에는 치명적인 부작용이 있어요. "지속적인 사용 갈증"이라고 표현 됐던... 그 부작용이요.

스텔라에서는 그 사실을 숨기고 생체 실험까지 벌이고 있고...
스텔라에서 철저히 은폐하고 있기 때문이죠.

스텔라는 군부의 윗사람들에게 유착해 있어요. 막대한 뇌물을 부어 신뢰를 산 거죠.

현재의 군부는 스텔라와 한통속이나 다름없으니 누구도 믿으셔선 안됩니다.

지금 저희가 할 수 있는 건 실질적 증거를 모으는 것뿐이에요.

플레이어% 님은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스텔라를 위해 일해 주십시오.

정확히는 일하는 척이지만요.

그들 사이에 섞여들면 내부의 기밀 정보를 캘 수 있을 겁니다.
얼굴을 보니 그간 잘 쉰 것 같구먼.

겉치레는 생략하고 본론으로 들어감세.

자네...? 도대체 비법이 뭔가?

내가 보기엔 딱히 하는 게 없는 것 같은데... 흠.

스텔라에서는 왜 그리 자네를 예뻐하는지 알 수가 없군 그래.

흐흠. 자네가 쉬고 있던 사이 좋은 소식이 생겼네.
거참, 성급하기까지!

대체 뭘 보고 그쪽에서는 자네를 유능하게 여기는 건지 도통 알 수가 없어. 응?

스텔라에서 자네를 개발조장으로 승진시키겠단 통지가 왔네.

개발조장이면 무려 어엿한 간부 자리인데 말야.

잠깐. 간부로서의 첫 임무도 함께 왔었는데, 어디 보자...

그래, 그렇지. 통지서에 스누와 부락에 파견된 직원 스텔킨을 만나달라고 쓰여있군.
훔, 데바님이 요새 잘 나간다는 플레이어% 님이냐거?

데바님에게 거는 기대가 아주 크다거.

여기서 우리가 할 일은 드마하의 미개한 토착 아인종 부족인 스누와 놈들을 소탕하는 거라거.

스누와란 놈들은 시대 변화도 모르고 여태 아프수의 제단에나 집착하며 사는 놈들이라거.

그래서인지 말이 통하지 않고 고집불통에, 야만적이라거.
스누와 놈들이 처음에는 대금만 잘 지불하면, 개발 사업에 쓸 수 있도록 제단과 부락지를 내어주겠다고 했다거.

우리 쪽에서는 그 제안을 받아들이고 아주 아주 비싼 값을 치렀는데...

이놈들이 대금을 받고 나서 태도가 180도 달라진 거라거.

약속한 제단과 토지를 내주긴 커녕 스텔라의 자산 나키식스를 약탈해 가 농성 중이지 뭐냐거.

개발 일정이 무지막지하게 지연되면서 손해가 장난 아니라거.

어서 데바님이 놈들을 응징해주셔야 한다거.

난 스누와라면 지긋지긋하다거.
흐, 흐흐... 이건 아무에게도 줄 수 없어.

내 꺼야... 다... 내 나키식스!

크으, 부족해... 좀만... 좀만 더!
저리 꺼져!

이건 다 내꺼야! 누구에게도 못 줘!

저리 가! 으아아아아!

(폐인처럼 나키식스에 집착하는 모습으로 보아 심각한 중독 현상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성적으로 대화가 되는 상태가 아닌 것 같다.)
데바님, 소탕 작전은 잘 완수됐냐거?

스누와 놈들은 다 몰아냈냐거?
오와! 정말이냐거!

위에서 데바님을 개발조장으로 승진시킨 이유를 알겠다거!

데바님, 유능하다거!

데바님 덕분에 이 끔찍한 스누와 부락도 곧 안녕이라거.

정말로 고맙다거. 오. 룰루. 오. 랄라.

(신남을 주체 못하고 춤추는 도중 서류 한 장을 떨어트린다.)
(스텔킨이 흥에 겨운 나머지 칠칠맞게 떨어트린 문서이다.)

(스텔라 본사로 보내려던 보고서 같다.)

(꽤나 중요한 기밀 내용이 적혀있는 듯 하다.)

(스텔킨이 눈치채지 못하게 빼돌리는 게 좋겠다.)
오오, 왔는가.

미리 보고를 받았다네. 파견지 임무를 성공시켰다지?

스텔라측에서 아주 흡족해 하더군.

자네의 파견을 승인해준 건으로 나까지 포상을 받았지 뭔가.

처음엔 영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자네, 생각보다 쓸 만한 인재로구먼. 하하하.
아니, 자네!

배은망덕도 유분수지!

스텔라가 자넬 얼마나 높이 사고 있는데 이런 말도 안되는 걸 가져와서는!

우리 모두에게 득이 되는 고마운 후원자들을 이런 식으로 매도하는 저의가 뭔가?

제발 시키는 일만 제대로 하란 말이야! 이런 헛소리할 시간에!

(노발대발하며 건네받은 보고서를 찢어버린다.)
그렇다면 스텔라에서는 「NK-Ⅵ」의 중독성에 대해 알면서도 일부러 유포한 거군요.

괴멸 당한 레가, 천족, 마족, 스누와까지 모두 그들의 계획에 포함되어 있었다니.

무시무시한 내용입니다. 소름끼치네요.

스텔라. 그들의 목표가 대체 무엇이기에... 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