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과 발전에 대한 책의 초고인 것 같다.)

(줄을 그어 지운 문장이나 여기저기 고친 흔적이 보인다.)

(표지에 '비비'라는 서명이 있다.)

(해탈한 스프리그 비비에게 가져가 보는 것이 좋겠다.)
위대한 문명이 한순간의 실수 때문에 무너지는 일이 얼마나 많을 것 같소?

따지고 보면 아이온이 부서진 것도 한순간의 실수 때문이라고 할 수 있겠구려.

하아, 문명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나도 한순간의 실수로 그간의 연구가 모두 물거품이 돼 버렸소.

십수 년 동안 관찰하고 생각해서 쓴 책의 원고를 어디선가 떨어트린 모양이오.
아니! 이건 내가 피땀 흘려 쓴 원고!

아아, 정말 고맙소, 정말!

덕분에 앞으로도 연구를 계속할 수 있게 됐구려.

그 고마움은 절대 잊지 않겠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