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바들은 각성하면 모두 판데모니움의 템페르라는 곳에서 교육을 받는다면서?

난 각성한 다음에도 이곳을 떠난 적이 없어. 아마 그래서 다른 데바들과는 많이 다를 거야.

그래도 난 하나도 부끄럽지 않아. 내겐 벨다자르 님을 지키는 임무가 있으니까.

벨다자르 님이 안 계셨다면 난 지금 살아있지도 않을 거야. 그러니까 영원히 여기서 벨다자르 님을 지킬 거야.
대파국 전에 브루스트호닌에서 용족과 격전이 벌어졌던 건 알고 있겠지? 전쟁 때문에 하루하루가 힘들었지만 그래도 희망이 있었어. 붉은 라이제 레기온이 용족과 맞서서 싸우고 있었으니까.

데바만이 아니라 인간들도 최선을 다해서 전투를 도왔지. 부모님도 전장에 나갔어. 어린 나도 오델라 가루를 날랐고.

하지만 용제 브리트라가 나타났을 때 상황은 순식간에 바뀌었어. 갑자기 온 천지가 어두워졌고 여기저기서 비명이 울려 퍼졌지. 사실 자세한 건 기억이 잘 안 나. 난 겁에 질려서 손에 든 걸 다 팽개치고 미친 듯이 마을을 향해 뛰었거든.

정신을 차려 보니 벨다자르 님 밑에 혼자 누워 있더군.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어 살펴보니 등 뒤에 날개가 돋아 있더라고. 하지만 그때는 각성했다는 느낌도 없고 그냥 멍했어.
한참 동안 그러고 있었는데 나중에 사람들이 와서 붉은 라이제 레기온이 용족을 물리쳤다고 알려 줬지.

하지만 살아남은 사람은 많지 않았어. 나도 가족을 모두 잃었고.

게다가 그 후에 브루스트호닌이 오염되기 시작했지. 증거는 없지만 난 분명히 용족의 짓이라고 믿어. 그나마 살아남았던 사람들도 오염 때문에 대부분 죽고 말았어.

그 후로 긴 세월이 흘렀지만 지금도 용족만 생각하면 피가 거꾸로 솟는 느낌이야. 놈들을 완전히 없애기 전엔 이 분노가 사그라지지 않을걸.

놈들에게 복수하고 싶지만 벨다자르 님을 지켜야 하니 이곳을 떠날 수가 없어. 플레이어%이 좀 도와줬으면 좋겠는데.
비명 절벽엔 아직도 용족의 언데드가 돌아다니고 있다더군.

거기로 가서 풍화된 언데드 드레이크와 언데드 드라코뉴트 군단병을 처치해 줘.

그놈들이 사라지면 조금이라도 분이 풀릴 것 같아.
붉은 라이제 레기온이 브리트라 휘하에 있던 용족을 몰아냈을 땐 모든 게 다 끝나고 평화로워질 줄 알았어.

용족이 얼마나 지독한 놈들인지 잘 몰랐던 거지.

하지만 지금은 예전의 내가 아냐. 아트레이아에서든 어비스에서든 놈들을 완전히 몰아내기 전에는 절대 마음을 놓지 않을 거야.

풍화된 언데드 드레이크와 언데드 드라코뉴트 군단병은 처치했어?
한 번 쓸어버렸다고 용족이 모두 사라지진 않겠지만 그래도 계속하다 보면 언젠가는 놈들을 완전히 없앨 수 있겠지.

수고했어. 어쨌든 신세를 진 셈이니까 이거 받아.

그리고 다음에 시간이 나면 또 놈들을 처치해 주지 않겠어?

놈들을 완전히 없애려면 도움이 많이 필요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