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 730080
어느 탐험가의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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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 1
생명력: 63
공격 반경: 0m

Dialogs:

이 책은 탐사 중 불의의 사고로 어비스에서 소멸한 시공간 연구가 힐드 님의 수첩에 적힌 기록을 모은 것이다.

어비스 발견 초기부터 많은 탐사대의 희생과 활약이 있었기에 오늘날 우리는 어비스에 대한 많은 정보를 알게 되었다.

그가 남긴 기록을 통해 탐사의 생생한 과정과 그들의 분투를 간접적으로 경험하기 바란다.

O월 O일

벌써 얼마 동안 전투가 계속되고 있는지 모르겠다. 이공간을 통해 천계의 존재가 알려진 것도 놀라운데 델트라스라는 가디언의 복수를 한다고 천족이 쳐들어 와서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안 그래도 탐사대에서 살아남은 데바는 나를 포함해 몇 명 뿐인데 전쟁까지 일어나니 앞으로 우리의 연구는 어떻게 될는지.

하지만 돌아보면 상황은 언제나 예기치 않은 방향으로 전개되어 왔다. 이곳이 그러했던 것처럼.

미지의 공간을 탐사하는 것은 상상을 뛰어넘는 경험이다. 탐사대의 의지와 용맹함은 우리를 둘러싼 시련 앞에서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다.

O월 O일

오늘은 유난히 오드의 흐름이 좋지 않다. 이런 날은 탐사 나가는 것이 위험하다는 걸 모두 경험상으로 잘 알고 있다. 그래서 하루 쉬기로 결정했다.

아칸들은 가족에게 편지를 쓰고 탐사대는 보고서를 작성하는 등 모처럼의 휴식을 맞고 있다.

문득 신기한 구멍 그러니까 이공간으로 들어오는 문이 발견되었던 날이 떠오른다. 당시 나는 판데모니움의 서고에서 '결계 너머의 세상'이라는 시공간 연구서를 막 탈고하던 참이었다.

소식을 듣고 광장으로 몰려 나온 사람들에게 공보관이 들려준 이야기는 흥분 그 자체였다.

하지만 대파국을 기억하는 몇몇 연로한 데바는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그건 불길함의 징조였을까? 아니면 경험에서 나온 지혜였을까?

O월 O일

만약 내가 첫 지원에서 탐사대에 발탁이 되었으면 어땠을까?

장담컨데 그랬다면 난 여기 없을 것이다. 초기 탐사대가 처했던 운명처럼 불안정한 이공간에 갇혀 귀환하지 못하고 소멸했겠지...

하지만 키벨리스크가 없는 이곳에서 얼마나 더 오랫동안 행운을 누릴 수 있을지 모르겠다.

판데모니움에서 하루 빨리 키스크 개발을 완료해야 할 텐데... 우리 탐사대는 모두 그날만을 기다리고 있다.

*주: 당시 판데모니움에서는 키벨리스크의 기능을 담은 휴대용 키스크 개발을 시작했다고 한다. 하지만 개발은 계속 실패했고 결국 천마전쟁이 한참 진행된 후에나 완성되었다.

O월 O일

오늘 정말 놀라운 곳을 발견을 했다. 나무와 넓게 펼쳐진 들판, 맑은 물이 콸콸 흐르는 섬을 발견한 것이다. 놀랍다. 이곳에 고대 아트레이아의 모습에 가까운 낙원이 있다니!

게다가 아주 신기한 물체도 발견했다. 언뜻 보기엔 조각품 같은데 가까이 가면 징징 울리는 소리가 난다. 게다가 강력한 오드의 힘이 느껴진다. 이런 물건이 왜 이제서야 눈에 띈 걸까?

전쟁이 시작된 후 탐사가 지지부진했는데 예기치 않은 성과를 얻어 기쁘다. 일단 거점에 연락해서 레기온을 파견해 달라고 했다. 천족이 눈치 채지 못해야 할 텐데...

*주: 탐사대가 발견한 곳은 아스테리아의 호수 일대인 것 같다. 또 이들이 발견한 신비한 물체는 아티팩트이다.

O월 O일

요새 거점에서 전령이 왔다.

천족과 전투를 벌이고 요새로 귀환하던 아칸이 용족과 닮은 이상한 생물체를 발견했다는 것이다.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공격까지 당해 큰 손실을 입었다고 한다. 상황을 파악할 때까지 당분간 탐사대 활동을 중지하고 요새 거점으로 귀환하라는 명령이다.

탐사 중 귀환 명령이야 여러 번 있었지만 이번엔 왠지 불길하다. 그 생물체는 정말 용족과 관련이 있는 걸까?

탐사대원들도 모두 어두운 분위기에서 짐을 꾸렸다.

*주: 이후 괴 생물체는 용족의 하나인 드라코뉴트로 밝혀졌다.

O월 O일

지난번 드라코뉴트의 발견으로 경직되었던 분위기가 어느 정도 풀리고 있다.

더구나 최근 들어 아칸의 활약으로 천족이 수세에 몰리면서 탐사대 활동의 재개에도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아니나 다를까 오늘 탐사를 재개해도 좋다는 허가가 났다. 대원들은 모두 환호성을 질렀다.

탐사가 재개되면 앞으로 한동안은 고생해야 하기 때문에 오늘 저녁은 특별히 신경 써달라고 부탁했다. 모처럼의 성찬 앞에 우리는 축배와 함께 결의를 다졌다.

싫은 기색 하나 없이 잘 따라주는 대원들이 고마울 따름이다.

마르쿠탄 주신의 이름을 나직이 불러 본다. 우리를 개척자의 운명으로 이끄신 뜻이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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