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 730183
공포의 드레드기온
icon NPC
레벨: 1
생명력: 63
공격 반경: 0m

Dialogs:

- 어느 가디언의 체험기

요즘 데바들은 드레드기온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물론 그들도 드레드기온을 마주치면 생명력을 잃고 부활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그들에게는 드레드기온에 대한 근원적인 공포 따위는 없는 것 같다.

하지만 난 지금도 가끔씩 땀에 흠뻑 젖어 잠에서 깬다. 드레드기온을 처음 마주했을 때의 공포가 악몽이 되어 나타나는 것이다.

긴 세월이 지났지만 지금도 내게는 생생하다. 드레드기온을 처음 마주했을 때의 충격과 전율이.

드레드기온은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났다.

그런 무시무시한 존재가 등장할 것이라는 전조는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았다.

다만 그 무렵 용족의 동태가 수상하기는 했다. 피에 굶주린 것처럼 언제나 전투를 벌이던 놈들이 한동안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은 것이다.

요새나 아티팩트를 공격하지도 않았고, 소식을 전하려고 돌아다니는 전령을 습격하지도 않았다.

에레슈란타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매일 마족과 격렬한 전투를 계속하고 있었기에 우리는 용족 동태가 수상하다는 것을 전혀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유황나무 열도에서 마족과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던 때였다. 에레슈란타의 눈 쪽에서 뭐라고 형언할 수 없는 강력한 기운이 몰려오는 것이 느껴졌다.

분명 오드의 기운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 불길함은 누구나 느낄 수 있었다. 동시라도 해도 좋을 정도로 가디언 부대와 아칸 부대는 전투를 멈추고 에레슈란타의 눈 쪽을 주시했다.

작은 점이었던 것이 천천히 다가왔고 마침내 거대한 모습이 드러났다. 불길한 기운의 정체를 두 눈으로 확인하자 숨이 막혀 왔다.

직감적으로 용족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엄청난 공포가 몰려오면서 달아나고 싶다는 충동이 들었지만 필사적으로 정신력을 발휘하여 자리를 이탈하지 않고 버텼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도저히 이길 수 없을 것 같다는 절망감이 물밀듯이 밀려들었다.

'용족이다! 놈들을 저지하라!'

군단장의 명령이 떨어지자 모든 부대원들은 드레드기온 쪽으로 날아갔다.

아칸 부대 역시 전열을 맞춰 드레드기온 쪽으로 날아가는 것이 힐끗 보였다.

드레드기온 근처로 다가가자 갑자기 선두에 섰던 동료들이 추락하기 시작했다. 뒤이어 붉은색과 푸른색 광선이 난무하기 시작했다.

내가 푸른색 광선을 맞고 온몸이 굳어 있는 동안 동료들은 짙은 붉은색 광선을 맞은 후 날개를 펼치고 추락했다.

반대편으로 접근했던 아칸 부대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순식간에 수많은 검은 날개가 펼쳐지더니 스르르 사라졌다.

붉은색 광선이 근처를 지나기만 해도 수많은 동료들이 순식간에 생명력을 모두 잃었다.

군단장은 전원 후퇴를 명령했지만 드레드기온은 후퇴할 시간도 주지 않았다.

머리, 어깨, 꼬리 할 것 없이 모든 부분에서 광선이 쏟아져 나왔기 때문에 도저히 피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드레드기온과의 첫 번째 조우는 천족과 마족 모두에게 끔찍한 공포와 상처만을 남기고 끝나고 말았다.

물리적인 충격도 충격이지만 도저히 막을 수 없는 엄청난 적이 나타났다는 심리적 공포는 극복할 방법이 없었다.

총사령관님께 드레드기온의 출현을 보고했지만 적의 정체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상황에서 대응책이 나올 리가 없었다.

그 후 한동안 전투를 할 때마다 공포에 떨었지만 드레드기온은 나타나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공포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언제 어디서 나타날지 모르기 때문에 오히려 긴장과 공포는 커져만 갔다.

그러던 중에 내가 속한 에레슈란타의 빛 군단에 새로운 명령이 떨어졌다. 드레드기온의 특징과 전투 방식, 약점을 파악하라는 총사령관님의 명령이었다.

보기만 해도 두려운 드레드기온을 파악해야 한다니... 우리 군단에 이런 명령을 내린 총사령관님이 원망스러웠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은 나도 잘 알고 있었다.

누군가는 해야만 하는 일이고, 훌륭한 군단장이 이끌고 있는 우리 레기온이 이런 임무를 맡은 것도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이었다.

본격적으로 드레드기온을 조사하기 시작한 후의 고난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군단병들이 수없이 많이 생명력을 잃어 가면서 드레드기온에 접근해 조사를 계속했다. 그 결과 드레드기온에는 중력 제어기와 핵, 공격용 주포가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 중 가장 무서운 것이 드레드기온 핵이다. 여기에서 나오는 파괴의 자기장과 괴멸의 자기장은 순식간에 넓은 범위를 공격하여 한순간에 데바들의 생명력이 다하게 만들었다.

머리 부분과 양 날개, 꼬리에 모두 4개의 핵이 있어서 어느 쪽으로 접근하든 세 종류의 자기장 공격을 피하기는 힘들었다.

군단장님은 드레드기온 핵을 모두 파괴하면 큰 타격을 입힐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하고 체계적인 공격을 명령했지만 한 번도 드레드기온의 핵을 모두 파괴하지는 못했다.

그나마 알아낸 것은 중력 제어기가 드레드기온의 약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머리 아랫부분과 배 아랫부분, 등 윗부분에 있는 중력 제어기에 큰 타격을 줬을 때 폭발하는 현상이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드레드기온의 무차별적인 광선 공격 때문에 중력 제어기에 지속적으로 타격을 입히기란 쉽지 않았다.

단 한 번, 마도성 군단병들이 드레드기온의 접근을 기다리고 있다가 일제히 지옥의 화염을 시전했을 때 드레드기온 중력 제어기가 폭발하는 것을 목격했다.

하지만 에레슈란타에서 드레드기온이 정말 무서운 이유는 드라칸 강하병 때문이다.

언제부터인가 드레드기온이 요새 근처에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배 부분에서 수많은 드라칸이 강하하여 요새를 습격했다.

드레드기온을 타고 다니는 드라칸이 특별히 강한 것인지, 아니면 드레드기온 안에서 특별한 강화 마법이라도 시전받고 오는 것인지는 몰라도 드레드기온 강하병의 공격력은 최강이었다.

요새를 지키는 병사들이 아무리 저항해도 그들이 나타났다 하면 요새를 빼앗기는 것은 시간 문제였다.

드레드기온 자체의 공포와 강하병의 무서운 공격력. 총사령관님은 많은 고뇌를 하셨지만 끝내 이에 대항할 묘수를 찾지 못하셨다.

결국 우리에게 내려온 명령은 이것이었다. '드레드기온이 나타나면 망설이지 말고 바로 피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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