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꼴은 이렇지만 우리 아버지는 학식이 뛰어난 분이라오.

엘리시움의 서고에서 일하는데 늘 책을 보내 주시곤 하지.

열심히 공부해서 출세하라는 뜻이겠지만 솔직히 보내 주신 책을 읽지는 않소. 어차피 공부와는 인연이 없는 몸, 이제 와서 책 한 줄 더 읽는다고 뭐가 달라지겠소.

하지만 읽지는 않아도 아버지의 정성이니 소중히 간직하기는 한다오. 원하는 사람이 있으면 빌려 주기도 하고.

예전에 나무스가 찾아와 님프에 관한 책을 빌려 달라고 한 적이 있소.

나무꾼이 왜 그런 데 관심을 가지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때는 책이 없어서 빌려 주지 못했다오.
그런데 어제 아버지께서 보내 주신 책 중에 전설과 님프이라는 책이 있지 뭐요.

나무스가 원하는 책인지 확실하진 않지만 가져다 주면 아마 좋아할 거요.

난 보초를 서야 해서 갈 수가 없으니 이 책을 나무스에게 가져다 주겠소?
별일이 없다면 나무스은 다미누 숲 입구에서 나무를 베고 있을 게요.

우직한 사람이라 농땡이를 피우는 일이 없지.

내가 주더라고 하고 이 책을 전해 주시오. 부탁하오.
무슨 일이오?

용병이 나무꾼에게 부탁할 게 있어 온 것은 아닐 테고...
전설과 님프? 멜람푸스가 보냈단 말이오?

아! 예전에 부탁한 책인가 보군. 그래, 책을 부탁했었지...

멜람푸스에게 잊지 않고 보내 줘서 고맙다고 전해 주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