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 748009
세 현자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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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현자의 노래

이것은 대파국의 소용돌이 속에 용의 땅에 고립된 인간들을 이끈 세 현자에 대한 노래라네.

우리, 살아남은 자들은 세 현자에게 의지하며 절망으로 가득 찬 암흑의 시절을 견딜 수 있었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우리의 정신은 퇴보하고 우리의 몸은 변질되어 갔네.

나, 갈라이스는 안타까운 마음으로 여기 기록한다네.

우리의 외로운 싸움이 기억되길 바라며...

세 현자의 이름은 하기아, 아란, 라니우라네.

하기아는 실 잣는 여인, 아란은 쿨루스를 치던 목동, 라니우는 박식한 사람이었네.

하늘이 쪼개지던 날 그들은 실타래 하나, 뿔피리 한 개, 책 한 권을 손에 들고 이곳에 떨어졌다네.

함께 떨어진 사람들 사이엔 절망과 공포가 휩쓸어 희망이라곤 찾아볼 수 없었네.

마음 약한 이들은 스스로 절벽에서 몸을 던졌고 섣불리 나선 이들은 용족에 발각되어 목숨을 잃었다네.

나머지는 웅크리고 앉아 꼼짝도 하지 않았네.

그때 실 잣는 여인 하기아가 말했네.

"나무껍질을 엮으면 추위를 이길 이불을 만들 수 있어요."

"폭신한 리논 솜만은 못 하겠지만요."

그러자 쿨루스 치던 목동, 아란이 거들었네.

"저는 사나운 짐승을 길들이는 방법을 알아요."

"그리고 아까 짐승의 울음소리도 들었는걸요."

"책에서 본 적이 있소만 이곳은 용족의 땅인 것 같소."

"먼 옛날부터 용족에 대항하며 살아남은 인간이니 여기서라고 못 살 것도 없겠지..."

박식한 사람 라니우가 낮게 읊조렸네.

그러자 하나 둘 일어나 할 일을 했다네.

어머니들은 보채는 아이들을 달랬네.

경험이 많은 노인들은 먹을 수 있는 풀과 먹으면 안 되는 풀을 구별했네.

용감한 청년들은 주위를 살피고 마실 수 있는 샘물을 통에 가득 길어 왔다네.

사람들이 모여들어 앞날을 의논하기 시작했다네.

하기아는 여인들과 힘을 합쳐 나무 껍질을 엮고 남은 나무 껍질을 빻아 실을 잣기로 했다네.

아란은 다 자라 제 몫을 할 수 있는 어린이와 함께 뿔피리로 짐승을 불러 모아 길들이기로 했다네.

라니우는 청년 몇을 데리고 길을 떠났다네.

사람들이 정착할 안전한 거처를 찾아서.

며칠이 지나 라니우가 돌아왔을 때 사람들은 그를 따라 숲 깊은 곳으로 이동했다네.

발걸음 소리 하나 내지 않고 우는 아이조차 없었네.

용족의 눈을 피해 정착한 사람들은 마을 이름을 짓기로 했다네.

저마다 그리운 고향 마을의 이름을 떠올렸지만 아무도 그 말을 입 밖에 내지는 않았네.

누군가 '세 현자의 마을'이 어떻겠냐고 했고 모두가 흔쾌히 동의했을 뿐.

세 현자의 마을은 이렇게 생겨났다네.

하기아, 아란, 라니우는 세 현자로 불리게 되었다네.

처음에 하기아, 아란, 라니우는 현자라 불리는 것을 정중히 사양했다네.

하지만 삶의 이치를 깨달은 자라면 누구나 현자이고, 소박한 진리야말로 삶을 이루는 것.

세 현자는 희망이 없던 사람들에게 용기와 지혜를 일깨워 주었다네.

이제 사람들은 서로 의논하여 스스로 규칙을 만들었다네.

먹을 것과 잠잘 곳을 마련하고, 아이들에게는 아트레이아의 노래를 가르쳤다네.

그렇게 삶은 이어졌고 마음은 쉴 곳을 찾았다네.

하지만 시련은 끝이 아니었네.

용은 결계 밖, 자기들의 땅에 숨어 지내는 사람들의 존재를 알아냈다네.

멀리 용이 포효하는 소리가 들려 왔네.

하늘이 어두워지더니 거대한 굉음이 쿵하고 땅이 갈라졌다네.

숲과 지하 동굴, 절벽 끝의 움푹 들어간 곳까지 용들은 어느 구석 하나도 지나치는 법이 없었네.

숲에는 불이 치솟았고 지하 동굴의 입구에는 커다란 바위가 떨어졌네.

절벽 끝에 몰린 사람들은 뒷걸음치다가 떨어졌다네.

세 현자의 마을에서 몇은 샘물을 길러 갔다가 죽임을 당했고 몇은 망을 보다가 잡혔다네.

살아서 도망친 사람들은 마을에 나쁜 병을 옮겼다네.

사람들이 하나 둘 미쳐갔다네.

주신을 모독하고 용을 섬겼네.

라니우는 눈빛이 흔들렸고 아란은 돌아오지 않았네.

하기아만이 살아남아서 어린아이들을 데리고 어두운 밤에 떠났다네.

하기아는 떠나기 전 나에게 말했네.

나, 갈라이스는 하기아의 뜻에 따라 세 현자의 마을에서 있었던 외로운 싸움을 적네.

우리는 모두 아트레이아에서 왔다네.

한때는 세 현자의 마을을 이루었지.

하지만 그리운 고향 마을과 부모 형제의 얼굴을 잊기도 전에 미쳐가고 있다네.

이것이 아이온의 뜻이라면 잔인한 운명이고, 아이온의 뜻이 아니라면 우리를 기억할 날이 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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