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 748015
리오넬로의 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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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 1
생명력: 63
공격 반경: 0m

Dialogs:

내 이름은 리오넬로, 유스티엘 템페르 소속의 데바다.

아마도 이곳은, 결계 밖인 것 같다.

상황은 잘 파악되지 않는다.

화평 회담이 있던 날, 엄청난 굉음과 함께 정신을 잃었던 것 같다는 것 밖엔.

눈을 떠보니 용의 소굴이었다. 그리고 나 혼자였다.

몇 번의 위기를 넘기며 내가 어떻게 살아남았는가에 대해서는 구구절절 늘어놓지 않겠다.

열두 주신께서 보살펴 주신 게 아니라면 난 그저 운이 아주 좋았을 뿐이니까.

하지만 이런 얘기나 하려고 죽을 힘을 다해 기록을 남기는 것은 아니다.

지금부터 기록하려는 내용은 아주 중대한 사실이다.

전설처럼 전해 오는 용족의 괴물, 드라마타에 관한...

놈을 쫓아 얼마나 멀리 온 건지, 또 얼마나 긴 시간이 지났는지는 모르겠다.

드라마타를 쫓아 갈림길로 이어진 좁은 동굴 속에서 헤맨 지도 수 일이 지났기 때문이다.

녀석을 처음 목격한 곳은 깊은 숲의 공터, 그때 놈은 각성 중이었던 것 같다.

드라칸이 각성해서 드래곤이 된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눈앞에서 펼쳐진 광경은 놀라움 그 자체였다.

대지를 울리는 진동과 번쩍이는 섬광, 방어구를 뚫고 전해지는 뜨겁고 차가운 기운...

놈의 눈에서 뿜어져 나오는 붉은 빛은 숲을 태웠고, 어느 순간 솟구친 파동은 나를 멀리 날려 버렸다.

그건...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드래곤에 대한 공포와 경외를 느끼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내가 다시 정신을 차렸을 때 숲에 남은 것은 드래곤이 아닌 거대한 괴물이었다.

그것은... 지금에 와서는 확신이 들지만, 분명 전설 속의 드라마타인 것 같았다.

짧은 적막이 흐른 뒤 분노한 드라마타가 뿜어 낸 숨결은 순식간에 숲을 화석으로 만들어 버렸다.

그리고 나서 녀석은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금 우리가 와 있는 동굴을 향해서.

녀석의 거친 숨소리와 육중한 꼬리를 끌고 가는 소리, 군데군데 희미하게 빛나는 발광체 외에 동굴 속엔 아무것도 없었다.

나는 녀석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일정한 거리를 두고, 미로 같은 어둠 속에서 조심스럽게 놈의 발자국을 뒤쫓았다.

그러기를 수 일, 녀석은 어딘가에서 발걸음을 멈춘 것 같았다.

녀석이 움직임을 멈추자 동굴 속은 이상하리만치 고요했다.

하지만 동굴은 사방으로 뚫려 있었고, 놈의 거친 숨소리가 반사되어 울리면서 방향을 잡기가 어려웠다.

나는 두려움을 억누르고 끈기있게 다가갔다. 드라마타의 둥지처럼 보이는 곳에 다다를 때까지.

거기에 놈이 있었다. 마치 죽어 버린 것처럼 생기 없이 늘어진 모습으로.

그 모습은 기묘했고 나도 모르게 순간적으로 방심했는지도 모른다.

그때였다, 놈의 붉은 눈동자와 마주친 것은.

그러나 드라마타는 조금도 동요하지 않았다.

그때 녀석의 태도로 보건대 놈은 내가 뒤를 쫓고 있다는 사실을 이미 알았던 것 같다.

하지만 그냥 둔 거다. 어차피 내가 큰 위험이 되지 못할 것을 알았으니까...

그 후 내 몸에서 서서히 정기가 빠져나가는 동안 드라마타는 그 자리 그대로 머물러 있었다.

이제 이곳은 드라마타의 둥지가 될 것이다. 그리고 무수히 많은 용의 알들이 깨어나겠지.

하지만 나는 그 모습까지는 볼 수는 없을 것이다...

이제야 비로소 내가 왜 이곳에 살아남았는가를 깨닫는다. 그것은 내가 보고 들은 것을 열두 주신께 전하라는 아이온의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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