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헴, 무얼 그리 놀라는가.

인간들은 흔히 이렇게 인사하지 않나?

어쨌거나 도움이 필요하던 참이었는데 마침 잘 왔네.
에헴, 어려운 건 아니고 오르주 몇 개만 따서 내 친구에게 전해다 주면 된다네.

바스쿠스라고 순례자의 쉼터에 있는 채집꾼인데 어려운 내 사정 얘기를 들었는지 타라곤을 한 바구니 구해 보냈지 뭔가!

내가 듣기론 그 친구도 사정이 좋지 않다고 들었는데 말이야.
에헴, 타라곤을 받은 보답으로 그 친구가 좋아하는 오르주를 보내고 싶은데 보다시피 시무르그에게 둘러싸여 있으니 말일세.

미안하지만 자네가 오르주를 구해 바스쿠스에게 좀 전해다 주면 좋겠군.

에헴, 나중에 내가 사정이 풀리면 자네에게 어떤 식으로든 꼭 보답하겠네.

어떤가, 들어주겠나?
에헴, 역시 내가 보는 눈이 있군.

자네라면 곤경에 처한 자의 부탁을 외면하지 않을 거라 믿었네. 그게 인간이건, 동물이건 간에 말이야.

오르주를 다 구하면 아르타미아 고개 너머 순례자의 쉼터에 있는 바스쿠스에게 가져다 주게.

물건을 줄 때 내가 무척 고마워하더라며 약소하지만 보내준 타라곤에 대한 답례라고 꼭 전해주게.
데바님이 제겐 무슨 볼일이십니까?

설마 돌 주먹 스토니를 잡으러 오신 분은 아니겠죠?

하늘에 맹세코 스토니는 아무 짓도 안 했습니다. 생긴 것만 저렇지 쿠쿠보다 더 온순하다고요!

정 못 믿겠으면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 물어 보세요!
너무하군요.

안 그래도 라고스가 걱정돼 죽겠는 사람에게 이런 식으로 장난을 치다니.

아무리 데바님이라도 이러면 안 되죠.

더 이상 얘기하고 싶지 않으니 그만 가 주셨으면 좋겠네요.
휴우, 전 또...

라고스가 이걸 보냈다고요? 시무르그에게 위협받고 있다던데 어디 다친 데는 없던가요?

그 친구에게 도움받은 걸 생각하면 당장이라도 구하러 가야 하는데 스토니 때문에 꼼짝을 못하니 이거야 원...

라고스는 페슬롯이지만 웬만한 사람보다 사려 깊고 지혜롭습니다. 약초에 대한 지식도 대부분 그 친구가 알려준 거죠.

안 그래도 타라곤만 보내고 어떻게 됐는지 궁금했는데 그 친구 소식을 알려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