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시산드라 님이 키벨리움을 찾아오셨더군요.

무척이나 간절히 기도를 올리길래 무슨 일이 있는지 여쭸더니 고민이 있다고만 짤막하게 대답할 뿐 사정 얘기를 하지 않더라고요.

눈물까지 철철 흘리며 기도하는 모습이 너무 안쓰러워서 제가 힘이 되어드릴 테니 제발 얘기를 해 달라고 했더니 그때서야 고민을 털어놓았습니다.
얼마 전 요새 상공을 정찰하다가 큐브를 잃어버렸다고 합니다.

큐브 안에 든 물건도 물건이지만 중요한 건 그 큐브라고 하더군요.

예전, 그러니까 세 번째 남편이 결혼 40주년 선물로 준 큐브였다고 합니다.

그런 큐브를 잃어버렸으니 시산드라 님의 마음이 아픈 게 당연하죠.
그런데 문제는 제가 그 큐브를 찾아 주겠다고 약속했다는 겁니다.

아, 데바도 못 찾는 것을 인간인 제가 무슨 수로 찾겠다고 한 건지...

바로 후회했지만 이미 약속한 것을 어떡합니까? 그래도 명색이 신관인데 약속을 지키지 않을 수도 없고.

저기, 데바님! 데바님이 도와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이렇게 부탁드리겠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시산드라 님이 잃어버린 큐브는 그냥 평범한 물건이라고 합니다.

이렇다 할 특색이 없는 물건이라 찾기 힘드시겠지만 요새 주변을 날면서 찬찬히 둘러보시면 분명히 찾을 수 있을 겁니다.

그 물건을 찾으면 제게 가져다 주십시오.

주신의 인도로 찾았다고 하면 시산드라 님이 더 좋아하실 테니까요.
벌써 큐브를 찾으신 겁니까?

사막에서 바늘 찾는 것만큼이나 힘든 일이었을 텐데요.

반짝이는 물건도 아니어서 그냥 지나치기도 쉽고 말이에요.
아직 찾지 못하신 거군요.

하긴, 그렇게 쉽게 찾을 수 있는 물건은 아니죠.

그렇다고 설마 포기한 건 아니겠죠?

힘들겠지만 한번만 더 요새 주변을 살펴봐 주십시오.
꽤 오래된 큐브인데도 윤기가 나는 걸 보니 이 물건이 맞는 것 같습니다.

시산드라 님이 이걸 보면 정말 기뻐하겠군요. 어서 이 사실을 알려야겠네요.

정말 고생하셨습니다, 플레이어 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