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긴 무슨 일로 왔소? 이곳에 놀러 온 건 아닐 테고 혹시 위에서 무슨 임무라도 받은 거요?

어쨌거나 일손이 필요했는데 잘 됐소. 나 좀 도와주구려.
쉿, 그렇게 큰 소리를 내면 어떡하오?

내가 여기로 온 이유는 요새 안에 있는 인드라투 군단장과 수뇌들의 정보 수집을 위해서라오.

그런데 저기 우글거리는 드라코뉴트와 나가란트 때문에 요새 내부에 들어가 보지도 못했다오.

사실 들어간다고 해서 뾰족한 수가 나는 것도 아니지만... 요 며칠 살펴보니 요새 안에는 드라칸이 있더구려.

드라칸을 상대해 본 적이 있소? 드라칸은 힘만 세고 멍청한 드라코뉴트와는 다르다오.

강력한 마력으로 드라코뉴트와 나가란트를 지배하고 통솔하지. 그 뿐만이 아니오. 육체적으로 막강한데다 아주 영리하기까지 하지!
어쨌거나 드라칸이 버티고 있다면 요새 내부의 정보를 캐내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오.

아무리 내가 은신을 잘 한다 해도 놈들에게 금방 들킬 테니 말이오.

그러니 당신이 요새 내부로 들어가 제52 드라칸 정예 하사, 제52 드라칸 정예 친위대, 제52 드라칸 정예 참모, 제52 드라칸 정예 군의관을 처치해 주지 않겠소?

그렇게만 해 준다면 가진 걸 전부 털어서라도 보답하겠소.
잘 생각했소.

그나저나 드라칸을 쓰러뜨렸다는 증거물이 필요한데 어떤 것이 좋을 것 같소?

사실 뭐든 상관은 없지만... 그렇지, 드라칸 꼬리가 좋겠구려!

놈들이 선택받은 종족이니 어쩌니 으스대도 결국 꼬리 긴 파충류에 불과하지 않소?

드라칸을 쓰러뜨리고 드라칸의 꼬리를 잘라 오면 용족의 세력뿐 아니라 자존심까지 꺾을 수 있을 거요.

어떤 드라칸을 잡아야 하냐고 물었소? 인드라투 요새 안에 있다면 어떤 녀석이든 상관 없소. 꼬리가 없는 드라칸은 없을테니 말이지.
사람 얼굴이 이렇게 반갑긴 처음이구려.

하, 서풍의 데바 생활 백 년만에 이렇게 힘든 일은 처음이오.

이번 일만 끝내고 돌아가면 당분간 용족은 쳐다도 안 볼 거요.

갔던 일은 어떻게 됐소? 드라칸을 처치했소? 어디 가져온 걸 이리 줘 보시오.
놈들이 순순히 꼬리를 안 내줬나 보군.

하긴, 그렇게 쉬우면 드라칸이 아니지.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격려뿐이구려.

더 힘을 내서 인드라투 요새 내부의 드라칸을 처치하고 내게 드라칸의 꼬리를 가져오시오.
무사히 임무를 수행하셨구려! 바이젤 주신께서 당신을 자랑스러워 하실 거요.

녀석들이 꼬리를 잃은 동료의 시체 앞에서 분통을 터트릴 모습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웃음이 나오는군.

하지만 너무 승리에 취해 있지는 마시오. 놈들의 병력 보충은 상상 이상으로 빠르거든.

아마 당신에게 이 일을 종종 부탁하게 될 것 같소. 드라칸의 숫자는 적을수록 좋으니까 말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