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게 눈길이 가는 상자다.)

(낡았지만 고급스러운 장식이 눈에 띈다.)

(열어보려고 했지만 단단하게 잠겨 있다.)

(나기링에게 상자에 대해 물어봐야겠다.)
그 상자가 맘에 드나 보구낭, 냥냥?

눈썰미가 좋은 사람이라면 탐낼 만한 물건이지, 갸릉.

유명한 장인이 만든 건데 지금은 그 장인이 죽어서 더 값나가는 물건이 됐당.

팔려고 내놓은 건 아니지만 살 생각이 있냥?
흠흠, 안 그래도 그 말을 할려고 했당.

실은 상자에 열쇠가 없당, 냐앙. 원래는 거기 꽂혀 있었는데 언제부터인지 보이지 않더랑.

말 나온 김에 그 상자를 좀 열었으면 좋겠는데... 냥냥.

듣자니 로물리아스 님 힘이 보통이 아니라던데 가서 열어 달라고 해랑.

살 생각도 없으면서 손때만 묻혀 놨으니 그 정도는 해 줘도 될 것 같은뎅, 갸릉.
제가 들고 있는 이 장검 어떻습니까?

아주 좋아보이지요?

엘리시움에 있을 때 힘겨루기 대회에 나가서 받은 겁니다.

재미삼아 나갔던 건데 우승까지 해서 이런 걸 다 챙겼지요, 껄껄.
이런 작은 상자를 뭐 여기까지 가져오셨습니까?

다들 어지간히 힘이 없는 모양이군요.

(상자를 들고 힘을 준다.)

(심호흡을 하더니 다시 얼굴이 벌게지도록 힘을 준다.)

......

이거, 아무래도 안 되겠는데요? 힘으로는 열리지 않을 것 같습니다.

세공상인이 이런 상자를 많이 취급하니 치우링한테 가지고 가 보는 게 어떨까요?
나는 우티스다 님이 만든 물건을 담을 상자를 주로 만든당, 갸릉.

우티스다 님은 상자 하나를 만들어도 장인 정신을 가져야 한다고 했당.

근데 허구헌 날 상자를 만들다 보니 이젠 눈 감고도 만든당. 보석함, 궤짝, 비밀 상자... 말만 하면 뭐든 말이당, 갸릉.

이미 장인이 된 거 아닐까낭?
(상자를 이리저리 살피며)

꽤 정교한 상자로구낭. 그래도 분해만 하면 열릴 거당.

조금 기다릴 수 있냥? 나사를 풀려면 시간이 걸린당, 냥냥.

(한참을 끙끙대며 상자를 분해한다.)

됐당, 냥냥! 그런데 이런 종잇조각이 들어 있구낭?
가지고 갔던 상자는 어떻게 됐냥?

설마 엄청난 보물이라도 들어 있었던 건 아니겠징? 갸릉.

날 속일 생각 말고 얼른 이리 내 놔랑, 냥냥!
뭐냥? 이 낡은 종잇조각은?

냐앙, 그러고 보니 기억이 난당.

아주 오래전에 이게 없어서 난처했던 적이 있었지, 갸릉.

거래 영수증인데 이게 없어서 십만 키나나 물어 줬당. 이제야 나타나다니, 냥냥!

엘리시움까지 갈 필요는 없었는뎅. 어쨌든 차비라고 생각하고 받아랑, 냥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