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토노스! 리토노스 맞죠?

아, 죄송합니다. 어둡다 보니 제가 사람을 잘못 봤네요.

혹시 이리로 오다가 키가 크고 머리 색깔이 갈색인 남자를 못 봤나요?

여기서 만나기로 했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나타나질 않네요.
아아, 어쩌지? 혹시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니겠죠?

리토노스는 제 약혼자입니다. 함께 자란 소꿉친구였는데 커 가면서 자연스럽게 사랑하게 됐죠.

그래서 결혼을 약속했는데 갑자기 제가 각성하게 됐어요.

의식을 치르러 엘리시움으로 떠났는데 그때부터 우리의 인연이 어긋나기 시작했죠.
의식만 치르고 돌아오려 했는데 상황이 여의치 않더군요. 템페르에서 교육을 받으면서도 모든 게 끝나고 돌아갈 날짜만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성적이 우수하다는 이유로 가디언으로 선발돼 어비스로 가게 됐습니다. 마족과 싸우고 있는 상황이라 거절할 수도 없었죠.

계속되는 전투도 리토노스를 다시 만나겠다는 생각 하나로 견뎠습니다.

그래서 어비스 근무를 끝내자마자 마을로 돌아왔는데 그가 보이질 않네요.
아니에요, 분명 여기가 맞습니다.

엘리시움으로 떠나기 전날 제게 목걸이를 건네며 여기서 꼭 다시 만나자고 약속했거든요.

언제까지라도 기다리겠다고 했는데...

플레이어, 부탁을 하나 드려도 될까요?

길이 어긋날까 걱정돼서 그러니 저 대신 리토노스를 찾아봐 주세요.
이 목걸이를 받으세요. 그리고 리토노스를 만나면 보여 주십시오.

그럼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 겁니다.

혹시 나이 든 모습을 보이기 싫다고 주저하면 제 말을 꼭 전해 주세요. 어떤 모습을 하고 있든 제가 사랑하는 마음은 한결같다고요.
아니, 그 목걸이는!

내가 살아 있었을 때 약혼녀에게 준 것인데...

어떻게 그대가 그 목걸이를 가지고 있는 거요?
영혼은 살아있는 존재와는 다르다오.

누군가의 부름이 있어야만 나타날 수 있으니 말이오.

지금 나를 부른 건 다른 사람이라오.

그래서 지금은 플레이어 님의 말을 들을 수 없구려.
거짓말하지 마시오!

베로네는 키벨리스크가 없는 어비스에서 전투를 하다가 소멸한 지 오래란 말이오.

그 소식을 듣고 내가 얼마나 절망했었는데...

그 말이 사실이라면 증명해 보시오!

그녀가 있는 곳으로 날 데려다 주시오. 정말 그녀가 살아 있는지 이 두 눈으로 확인해야겠소.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소멸했다는 걸 이제 막 깨달았으니 모든 게 혼란스럽네요.

어쨌거나 감사합니다. 당신 덕분에 리토노스를 볼 수 있었어요.

그 목걸이는 당신께 드리겠습니다. 이젠 제가 가지고 있을 이유가 없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