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히 부탁 드릴 게 있어서 안 그래도 와 주십사 연락을 넣으려던 참이었답니다.

상황이 급박하니 바로 본론부터 말씀드리죠.

보셔서 아시겠지만 여기 크로탄 섬은 열기가 강한 곳입니다. 사실 크로탄 섬뿐 아니라 삼중도 전체가 용암 바다라 해도 과언은 아니죠.

그 때문에 문제가 좀 있습니다.
더워서 병사들의 체력이 떨어진 것도 있지만 가장 큰 문제는 무기의 뒤틀림입니다.

어비스에서 사용하는 대부분의 무기는 엘리시움의 명인이 만든 거라 쉽게 녹거나 하지는 않죠. 하지만 고온에 오래 노출되서인지 칼이나 활 같은 게 조금씩 휘더군요.

플레이어 님도 아시겠지만 무기란 게 대단히 예민한 물건이라 조금만 변형이 생겨도 기능에 큰 차이가 생깁니다.

다행히 해결책을 찾았지만 그게 손이 좀 필요한 일이라... 보다시피 저나 병사들은 자리를 비울 수 없는 처지라서 말입니다.

죄송하지만 플레이어 님이 도와주시지 않겠습니까?
역시, 허락할 줄 알았습니다!

아, 그 해결책이란 건 탐욕수의 심장입니다. 얼마 전에 요새 근처를 맴도는 마족 정찰병을 잡았는데 놈의 칼은 멀쩡하더라고요.

그래서 심문을 했더니 크로탄 탐욕수의 심장을 금속과 함께 녹여 칼을 만들었다더군요. 탐욕수의 심장은 용암에 넣어도 녹지 않을 만큼 불에 강하대요.

그래서 우리도 그 방법을 써보려고 합니다. 주변에 있는 크로탄 탐욕수를 처치하고 놈의 심장을 몇 개만 구해 주세요.
지금쯤 돌아올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부탁드린 크로탄 탐욕수의 심장은 구해 오셨습니까?
플레이어 님 실력이면 탐욕수 몇 마리쯤은 식은 죽 먹기일 거라 생각했는데 제가 너무 큰 기대를 한 건가요?

시간이 없습니다. 점점 무기의 뒤틀림이 심해지고 있어요.

이대로면 병사들이 기량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다고요!

그러니 더 늦기 전에 크로탄 탐욕수의 심장을 가져다 주세요, 어서요.
신기하군요. 불에 강하다 해서 뜨거울 줄 알았더니 오히려 얼음같이 차네요.

어서 이걸 녹여 무기에 덧발라겠습니다. 아, 뭐 제대로 하려면 녹여서 새로 만들어야 하지만 지금 그러긴 힘드니 일단 덧바르기라도 하려고요.

받으세요. 탐욕수를 잡으려면 용암 근처까지 갔을 텐데 시원한 음료수라도 마시며 더위를 좀 식히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