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다가 천갑옷을 만드는 게 금속갑옷 제작에 비해 초라하다고들 생각하더군요. 금속을 두드리는 게 실과 바늘을 든 것보다 멋져 보이는 모양이죠.

그리고 내가 백부장을 그만두고 재봉 명인으로 일하는 걸 이상하게 여기는 천족도 많고요.

당신도 그런가요? 한때 백부장이던 데바가 바느질하는 모습이 한심해 보이나요?
얼버무리지 않아도 돼요. 그렇게 생각해도 어쩔 수 없는 일이지요.

재봉보다 전투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천족이 대부분일 테니까요. 하지만 그 전투가 가능하도록 뒷받침하는 일이 바로 제가 하는 일이랍니다.

옷을 입은 사람의 생명을 보호해서 전투에 전념하도록 도와주니까 말이죠.

그러니 배우기로 결심했다면 재봉에 대한 생각부터 바꿔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그대에게 임무를 드리지요.

얇은 가죽 3장을 만들어서 가져오세요.

본격적으로 제작을 시작하기 전에 재료를 구하고 가공하는 일을 경험해 보는 게 좋을 것 같군요.

한번 해 보겠습니까?
베르테론 요새 근처에 가면 레피스마와 자이프가 있어요. 그 녀석들을 잡으면 얇은 생가죽을 구할 수 있을 겁니다.

그걸 가공해서 얇은 가죽 3장을 만들어 제게 주세요. 이 옆에 있는 직조기를 쓰면 됩니다.

처음에는 서툴러서 많이들 망치니까 재료를 좀 넉넉하게 구하는 게 좋을 거예요.

그리고 천갑옷이 전투에 도움이 되지만 그걸 만들려면 먼저 전투 실력이 필요하다는 것도 깨닫게 될 거예요.
어때요? 직접 재료를 구해 가공해 보니 재미있던가요?

재봉이 수월한 일이 아니라는 건 확실히 알았을 것 같네요.

자, 그럼 열심히 만든 얇은 가죽을 이리 주세요.
설마 아직 생가죽도 못 구한 건 아니죠?

재료를 구하는 게 생각처럼 쉽지 않다지만 너무 쩔쩔매는 거 아닌가요?

어서 가서 얇은 생가죽으로 얇은 가죽 3장을 만들어 오세요.
수고했습니다.

처음인데도 가죽을 아주 잘 다뤘네요.

이제 재봉으로 스스로를 보호하는 힘을 키우세요. 물론 다른 사람을 도울 수도 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