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레까지 세 통을 모으라지만 그건 죽었다 깨도 불가능한 일이오.

왜 그런 눈으로 보는 거요?

내가 게으름을 조금 피우는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밑도 끝도 없이 거짓말을 하지는 않소.

정말 불가능하니까 불가능하다고 하는 거요.
숲에 수액 뮤타랑 수풀 스파키이 하도 설쳐서 도통 수액이 나오지를 않소.

나무 밑에 하루 종일 통을 받쳐 놔도 밑바닥에 조금 깔릴까 말까 하는 정도란 말이오.

그런데 어떻게 모레까지 수액 세 통을 모으겠소?

이건 날더러 죽으라는 소리지.
하지만 명령이니 제대로 안 했다간 무사하지 못할 테고...

그렇다고 수풀 스파키와 수액 뮤타를 잡으러 다니자니 내가 사냥할 재주도 없고.

뭐 어차피 낮잠 잘 시간도 없고 피곤하기도 하지만 말이오.

그래서 말인데 당신이 내 대신 놈들을 좀 처치해 주면 어떻겠소?

생사람이 죽는 걸 보느니 그게 낫지 않겠소?
도와준다니 고맙소.

그런데 문제는 수풀 스파키을 잡느냐 수액 뮤타을 잡느냐인데...

어떤 놈들이 수액을 더 많이 먹는 것 같소?

사냥하기는 스파키 놈들이 더 힘들 것 같긴 하지만 말이오. 아무래도 덩치가 더 크잖소.
알았소, 당신 맘대로 하쇼.

카인달이 날 잡아가면 두목한테 이게 다 당신이 해충을 안 잡아 줘서 생긴 일이라고 할 거요!

나야 어차피 죽을 목숨이지만 그렇게 되면 당신도 무사하지는 못할걸!
그렇지! 아무래도 뮤타보다 덩치가 크니 수액을 더 많이 빨아먹겠지.

그놈들을 박멸하면 수액을 더 많이 채취할 수 있을 거요.

그럼 수풀 스파키을 처치해 주쇼.
나도 그렇게 생각했소. 주둥이가 뾰족한 것이 수액을 잘 빨아먹게 생겼지.

뮤타를 박멸하면 수액을 더 많이 채취할 수 있을 거요.

가서 수액 뮤타를 모조리 처치해 주쇼.
조금 전부터 수액이 많이 흐르고 있소.

이렇게 금세 효과가 나타날 줄은 몰랐는데!

뮤타를 모두 소탕한 거요?
당신이 간 후부터 수액이 콸콸 흐르고 있소.

아마 스파키가 사라져서 그런 것 같소.

스파키를 처치한 거요?
정말 고맙소!

그동안 스파키가 수액을 다 빨아먹고 있었던 게 분명하군.

이 정도면 카인달이 원한 분량을 채울 수 있을 것 같소.

이건 도적단에 안 뺏기고 간직하고 있던 물건이요.

수고해 주신 보답으로 드리겠소. 사양하지 마쇼.
하지만 수액이 더 많이 흐른다고 해도 두 배나 채취하기는 힘드니 적당히 둘러대면서 시간을 끌어야겠소.

애초에 터무니없는 요구를 했으니 카인달도 뭐라고 하지는 않겠지.

이건 수고해 준 보답이요.
고맙소. 목숨은 건진 것 같소.

뮤타가 수액을 빨고 있었던게 사실인가 보구려.

하지만 수액이 더 많이 흐른다고 해도 두 배나 채취하기는 힘드니 적당히 둘러대면서 시간을 끌어야겠소.

애초에 터무니없는 요구를 했으니 카인달도 뭐라고 하지는 않겠지.

이건 수고해 준 보답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