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허, 괴물이라니! 갈수록 태산이군.

(깜짝 놀라며) 데바님 언제부터 거기 계셨습니까? 있으면 있다고 인기척이라도 내야 할 거 아닙니까.

그건 그렇고 마침 잘 오셨습니다. 데바님이 처리할 일이 하나 있습니다.
라미르가 바스펠트 사냥터에 갔다가 이상한 걸 본 모양입니다.

뭘 본 건지 잔뜩 겁을 먹고 말도 제대로 못하더군요.

지금쯤 안정이 됐을 것 같은데 데바님이 라미르를 좀 만나 주시겠습니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얘기를 듣고 알려 주십시오.
라미르가 괴물을 봤다고 떠드는 통에 마을 사람들이 불안해 하고 있어요. 내가 보기엔 가르키온을 잘못 본 것 같은데.

이런 일은 빨리 끝내는 게 최고입니다.

소문이 더 퍼지기 전에 잘 마무리해 주십시오.
데바님, 혹시 불 괴물 얘기 아세요?

어렸을 때 밤에 불장난을 하면 할머니가 불 괴물이 와서 잡아간다고 했었죠.

할머니가 꾸며낸 얘기라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나 봐요.
엊그제 바스펠트 사냥터에 사냥을 나갔었죠.

목을 축이려고 티아마트의 제단으로 갔는데 향 묶음 하나가 떨어져 있더라고요. 마침 제단에 오래된 향로도 있길래 향을 피웠는데 갑자기 무시무시한 괴물이 나타나지 뭐에요!

혀를 낼름거리며 절 쫓아오는데 정말 정신이 하나도 없더군요. 마을까지 뒤도 안 돌아보고 뛰어왔기 망정이지 조금만 늦었으면 놈에게 잡혔을 거예요.

아, 놈이 계속 거기 있으면 어떡하죠? 다시는 거기에 못 갈 것 같아요.
정말요! 역시 데바님 밖에 없군요.

하지만 조심하세요. 얼핏 보기에도 대단해 보였거든요.

아참, 이걸 받으세요. 그때 주웠던 향 묶음입니다. 티아마트의 제단의 단상에 오래된 향로이 있는데 거기에서 이 향을 피워 보세요.

괴물이 나오면 부디 처치하셔서 게피온 신관님께 꼭 말씀해 주세요.

그럼 신관님도 제가 헛것을 본 게 아니란 걸 알게 될 거예요.
향을 피우니까 괴물이 나타나던가요?

제가 본 게 헛것이 아니었죠?

그 괴물을 처치하신 건가요?
아니, 아직도 안 가신 겁니까?

이렇게 꾸물대고 계시면 제가 본 게 사실이라는 걸 증명할 수가 없잖습니까!

어서 가서 향을 피우고 놈을 처치해 주세요.
향 묶음을 잃어버리신 건가요? 아니면 놈이 도망가 버린 건가요?

이렇게 되면 제가 본 것이 사실이라는 걸 증명할 수가 없는데...

자, 이 향을 다시 받으세요.

이번에는 꼭 놈을 처치해 제가 헛것을 본 게 아니라는 걸 증명해 주십시오.
그래, 라미르는 만나 보셨습니까?

라미르가 헛것을 본 게 맞죠?

그렇게 담이 약해서야 사냥을 어찌하겠다는 건지, 쯧쯧.
라미르를 아직 안 만나본 겁니까? 아니면 괴물이 있는지 없는지 확인을 안 한 겁니까?

데바님들은 약속을 잘 지킨다고 하는데 꼭 그렇지만은 않군요.
정말 괴물이 있었다는 겁니까? 불의 스콜이라고요?

전설에나 나오는 괴물인 줄 알았는데 마을 주변에 있었다니 정말 놀랍군요.

이왕이면 산 채로 잡아 오시지. 아무튼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