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바님이 여기까지 무슨 일이십니까?

설마 저희를 해치러 오신 건 아니겠죠?

맹세코 저희는 사람들에게 해가 될 만한 짓을 한 적이 없습니다. 앞으로도 그럴 거고요.
휴, 그렇다면 다행이군요.

저기 데바님 바쁘신가요? 긴한 부탁이 하나 있는데...

물건을 하나 찾아 주셨으면 해서요.

남들에겐 별것 아닐지 몰라도 우리에겐 귀중한 물건이죠. 그런데 오래 전 난리통에 그리바데 화산호에 빠뜨리고 말았습니다.

어떤 난리냐 하면... 그건, 그건... 아, 그리바데 화산의 폭발이었습니다. 맞아요, 폭발요.

아무튼 중요한 건 그게 우리 종족에게 아주 중요한 물건이란 겁니다.
그 물건을 찾으러 가고 싶지만 지금 저희는 바실리드 한 마리도 상대 못하는 처지라서요.

아, 물론 저희는 계속 이런 모습이었지만 말입니다.

저희 게르게르 종족을 위해 데바님이 그 물건을 찾아 주시면 안 될까요? 이렇게 부탁드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물건은 저 앞에 있는 그리바데 화산호 바닥에 있을 겁니다.

작지만 반짝거리니 찾기가 그리 힘들진 않을 겁니다.

그럼 데바님만 믿겠습니다.
(생전 처음 보는 문양이 새겨져 있는 휘장이다.)

(아칸의 휘장과 비슷하지만 모양이 다르다.)

(이것이 게르미르가 찾는 물건일까?)
벌써 다녀오신 겁니까?

물건은 찾으셨나요?

그리바데 화산호가 꽤 커서 찾으려면 힘들었을 텐데.
역시 한 번에 찾긴 힘든가 보군요.

여유를 가지고 바닥을 찬찬히 훑어보십시오.

시간이 오래 지나긴 했지만 물건이 그리바데 화산호에 있는 건 분명합니다.

거기에 빠지는 걸 제 눈으로 똑똑히 봤으니까 말이에요.
(휘장을 바라보며 눈물을 글썽거리다 황급히 눈가를 훔친다.)

아, 이런 데바님이 헛수고하신 것 같네요. 제가 찾는 건 이게 아, 아닙니다.

하지만 이왕 찾은 거니 그냥 제게 주세요.

어디에 쓰는 건진 모르겠지만 가지고 있으면 나중에 다 쓸데가 있겠죠. 그래요, 분명히 쓸데가 있을 거예요.

이걸 받으세요. 원하던 물건은 못 찾았지만 애써주신 것에 대한 감사의 표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