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을 보면 재미있다는 생각이 든다.

뭐든지 원래의 모습에서 바꾸는 걸 좋아하지.

먹는 것만 해도 그래. 잡은 것을 그냥 먹어도 될 텐데 꼭 뭔가를 더해서 요리라는 걸 하지.
요리라는 것에는 별로 관심이 없지만 가끔은 다른 것이 먹고 싶다.

오랜 세월 동안 해초와 물고기만 먹었더니 좀 질렸거든.

땅에서 나는 식물을 먹으면 어떨지 좀 궁금하더군.

그래서 물 밖으로 나오긴 했는데 내 힘으로 땅으로 올라갈 수가 있어야지.
나 대신 땅에서 나는 식물을 구해 주겠다면 고맙지.

주키니라고 하는 것이 있다고 들었다.

씹으면 사각사각하다고 하던데 좀 구해 주겠나?
땅 위의 일이니 주키니를 어떻게 구해야 할지는 네가 더 잘 알겠지.

채집해 오든 사 오든 아니면 남의 걸 뺏어 오든 상관 없으니까 주키니를 구해다 줘.

그럼 기다리고 있겠다.
돌아왔군.

주키니는 어떤 맛일지 궁금해서 기다리고 있었다.

가지고 왔으면 이리 내놓지그래.
주키니를 모아 오지 않았군.

세이렌과 말하고 싶은 기분은 알겠지만 쓸데없는 말에 일일이 대꾸하기는 나도 피곤해서 말이지.

주키니를 구해 오면 그때 말을 걸어.
(주키니를 먹으면서) 이런 게 사각사각하다는 것이군.

생각보다 먹을 만한걸.

다른 것도 한번 먹어 보고 싶군.

어쨌거나 부탁을 들어줘서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