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에서 나를 아무리 찾아도 지금은 갈 수 없소.

솔직히 말하면 스페도르가 뛰쳐나와서 내기에서 이겨야만 이 자리를 뜰 수 있는 상황이라오.

이 내기에서 지면 무슨 망신을 당하게 될지 모르니까 말이오.
나한테는 내기 친구가 하나 있소. 에베티라고 여러 모로 죽이 잘 맞는 여자지.

둘이서 내기를 많이 했는데 에베티는 짓궂은 편이라 자기가 이기면 나에게 망신스러운 벌칙을 주곤 했소.

가장 창피했던 일은 판금 흉갑에 로브 하의를 입고 맨발로 번영의 거리에 있는 고급 의상점으로 가서 한나절 동안 사지도 않을 물건을 고르는 일이었소.
그러다가 모르헤임에 정신 나간 수행자가 있다는 소문을 듣고 옳다구나 싶었지. 이보다 더 좋은 내기거리가 어디 있겠소?

에베티는 스페도르가 백 년은 버틸 수 있을 거라고 했고 나는 반대쪽에 걸었소. 그리고 내가 여기서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지.

하지만 이대로라면 진짜 백 년을 버틸지도 모르오. 조금 비겁하기는 하지만 맛있는 냄새로 유혹하면 스페도르가 폭포에서 뛰쳐나오지 않겠소?

그러니 냄새를 맡기만 해도 정신이 나가서 뛰쳐나올 만한 수프를 만들게 도와주지 않겠소?
폭포수를 맞으며 한참을 굶었을 테니 그렇게 어렵진 않을 거요.

수프를 만들 재료를 생각해 봤는데 선홍색 양지머리나 푸르스름한 피막이 좋을 것 같소. 딱딱한 엉덩이살이나 질긴 뒷다리살도 괜찮을 테고 말이오.

뭐가 좋을지는 플레이어%이 결정하시오. 적당한 걸 향긋한 수프에 집어넣으면 아마 스페도르도 못 참고 폭포에서 뛰쳐나올 게요, 하하하!
(뜨거운 김을 내면서 부글부글 끓고 있다.)
(선홍색 양지머리가 천천히 삶기면서 갈색으로 변해 간다.)

(국물이 끓을수록 침이 절로 넘어가는 맛있는 냄새가 난다.)
(재료를 구해다 넣었지만 맛있는 냄새가 나지 않는다.)

(오히려 점점 이상한 냄새가 나는 것 같다.)
음, 어디선지 무슨 냄새가 나는 것 같은데.

이 냄새는, 흐음... 도대체 뭐지?
치... 침이 절로 넘어가는군...

아, 이 맛있는 냄새...

도저히 못 참겠어!
이 구리구리한 냄새는 뭐지?

도대체 뭘 끓이면 이런 냄새가 나는 거요?

더 이상 맡았다가는 토할 것 같은걸.
하하하, 드디어 에베티에게 설욕할 기회가 왔구려.

흐음... 무슨 벌칙을 준다...

어쨌거나 이게 다 플레이어 당신 덕이오.

자, 이건 보답으로 주는 것이니 사양 말고 받으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