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말입니다.

트리피드 농장에선 별일... 없었나요?

뭐, 이상한 게 나타나진 않았냐는 말입니다.
다행히 데바님은 마주치지 않았나 보군요.

실은 얼마 전부터 괴이한 소문이 떠돌고 있습니다.

밤이 되면 트리피드 농장에 괴물이 나타난다고 말이에요.

그 괴물에게 잡힐 뻔 했다가 구사일생으로 도망쳤다는 사람도 여럿 있구요.
저도 처음에는 헛소문이라 생각했습니다. 아무래도 캄캄한 농장에서 혼자 일하다 보면 무섬증에 헛것을 볼 때도 있으니까요.

그런데 그 트리피드 괴물을 직접 목격했답니다. 그것도 제 농장에서 말입니다.

밤늦게까지 농장에서 비료를 뿌리고 있었는데 뒷덜미가 서늘해 돌아보니 그놈이 서 있더군요. 네, 트리피드 괴물 말입니다!

사실 이 허리도 그때 놀라서 엉덩방아를 찧어서 다친 거랍니다. 이제 허리도 나았으니 일을 시작해야 하는데 도무지 무서워서 농장에 갈 수 없군요.

데바님! 이왕 도와주시는 거 그 트리피드 괴물까지 처치해 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정말 감사합니다. 트리피드 괴물만 처치해 주시면 사례는 두둑이 하겠습니다.

돈 걱정은 마세요. 이래봬도 모아둔 돈이 꽤 있답니다.

그럼 데바님만 믿겠습니다.
기다리느라 목이 빠지는 줄 알았습니다.

그래, 어떻게 됐습니까? 밤이 되니 트리피드 괴물이 나타나죠?

약속한 대로 놈들을 모조리 처치했습니까?
아이고,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이젠 밤에도 안심하고 농장에서 일을 할 수 있겠군요.

자, 이걸 받으세요. 약속했던 사례입니다.

잠깐만요, 데바님! 저기 제가 트리피드 괴물에 놀라 허리를 다쳤단 건 무덤까지 비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