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건의를 해도 레툼이 '안 된다'고 말하면 아무 소용 없다는 걸 알기 때문에 웬만한 일은 건의도 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번 문제는 심각합니다.

하지만 레툼은 남의 말을 듣는 법이 없습니다.

게다가 인간이면서 데바에게 경쟁의식이라도 있는지 웬만해선 아칸에게 부탁을 하지도 않지요.
지금 퓨리 전사이 트리피드 밭을 습격하고 있습니다.

사실 습격하는 걸 직접 본 적은 없지만 트리피드 밭에 퓨리 깃털이 떨어진 걸 몇 번이나 봤습니다. 게다가 밭은 완전히 난장판이 돼 있었고요.

그래서 미르카 백부장님께 퓨리 문제를 상의해 보자고 말했지만 들은 척도 하지 않습니다.

자경단이 지키고 있는데 퓨리가 어떻게 트리피트 밭을 습격하느냐면서요.
데바님이 다른 임무가 있는 척하고 퓨리 전사을 좀 처치해 주시면 어떨까요?

플레이어 님은 이 마을을 지키러 온 아칸이 아니니 레툼도 그러려니 할 겁니다.

앞뒤 모르고 고집만 센 레툼의 명령에 따르다가는 트리피드 밭이 모두 쑥대밭이 되고 말 겁니다.
퓨리는 종류가 뭐든 간에 엄청나게 사납다고 하더군요.

그래도 데바님이시니 그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겠지요.

퓨리 전사을 모두 처치하면 제게 살짝 알려 주십시오.
퓨리 전사를 처치하고 오신 겁니까?

혹시 레툼이 제가 플레이어 님께 부탁한 걸 눈치 채고 뭐라고 할까 봐 걱정하고 있었습니다.

다행히 아직까지는 눈치 채지 못한 것 같네요.
아아, 정말 다행입니다. 이제는 트리피드 밭이 퓨리에게 습격당하는 일이 없어지겠지요.

하지만 레툼은 자기 말대로 퓨리가 밭을 습격한 적이 없어서라고 생각할 겁니다.

이렇든 저렇든 무슨 상관입니까. 문제만 해결되면 그만이지.

제 부탁을 들어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