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말하면 고깝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우리는 지금껏 데바의 도움 없이도 잘 버텼습니다.

처음 사람들이 언데드로 변하기 시작했을 때도 이곳에 피난 올 때도 말입니다.

거기엔 우리 자경단이 큰 역할을 했죠. 여기 지리에 훤하고 무엇보다 주민을 지키겠다는 의지가 강하니까요.
하지만 가끔 한계를 느낄 때가 있습니다.

이 주위엔 운페스트 병사가 많아서 땔감이나 식량을 구하러 갈 때마다 아칸을 대동하고 나가야 하니까요.

그럴 땐 솔직히 자존심이 상합니다.

무기를 들고 다니는 놈들만 없으면 우리끼리 어떻게든 해 볼 텐데...

저기... 데바님은 왠지 거만한 것 같지 않아서 하는 부탁인데 운페스트 병사를 없애주시지 않겠습니까?
고맙습니다. 아! 이건 진심으로 하는 말입니다.

전 지금까지 데바들의 도움을 받는 걸 극도로 싫어했습니다.

자꾸 남의 도움에 의존하다 보면 혼자 설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하지만 이번만큼은 데바님의 도움을 기꺼이 받겠습니다. 운페스트 병사을 처치해 주세요.
오초도 이젠 제법 각이 잡혔습니다.

처음엔 말도 제대로 못하고 벌벌 떨기만 했는데 훈련이 도움이 되긴 되나 봐요.

그건 그렇고 운페스트 병사는 모두 소탕하셨습니까?
정말 고맙습니다.

데바님의 호의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반드시 다시 일어설 겁니다.

두고 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