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루키나의 궁전으로 가는 길이 열렸다면서요?

옛날부터 그곳에 눈독을 들이던 사람들이 많았는데...

왜긴 왭니까? 보물이 잔뜩 숨겨져 있다는 소문 때문이죠. 한때 인근 바다를 제압했던 해적이 거기에 보물을 다 감추고 죽었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우리 같은 인간에겐 그림의 떡이죠. 제 아무리 배짱이 두둑하다고 해도 말이에요.

이끼투성이의 천길 절벽을 밧줄 하나에 의지해 내려가기는 불가능하니까요.
설령 무사히 내려갔다 해도 문젭니다. 사람을 홀려 죽인다는 세이렌에 듣도보도 못한 위험한 생물이 잔뜩이라는군요.

괜히 어설프게 덤볐다간 보물은커녕 목숨 부지하기도 힘들 게 뻔하죠.

(주위를 살피며) 하지만 좋은 정보를 알고 있는 사람과 실력있는 데바가 합심한다면 제법 괜찮은 물건을 건질 수도 있겠죠.

(목소리를 낮추며) 실은 제가 돈 될만한 걸 아는데 어때요, 관심 있습니까?
알루키나의 궁전에 가면 거칠게 자란 산호초가 있을 겁니다.

모르는 사람들은 그게 바다에서 흔히 보는 그저 그런 산호인 줄 알아요.

하지만 그건 보통 산호가 아닙니다. 아는 사람만 아는 아주 진귀한 종류죠.

그 산호을 7개만 가져다 주십시오. 그럼 좋은 값에 팔아서 돈을 나누어 드리겠습니다.
단, 조건이 하나 있습니다.

정보를 댄 건 저니까 얼마를 떼어 줄 건지도 제가 정하겠습니다.

그리고 믿을만한 사람을 몇 명 데리고 가는 게 좋을 겁니다. 보통 위험한 곳이 아니니까요.

하지만 그 사람들 입단속은 철저히 하십시오. 너도나도 산호초에서 산호를 캐겠다고 덤비면 우리 몫이 줄어들 테니까요.

만약 단속이 안 될 것 같으면 아예 혼자 가시든가요. 뭐, 그건 데바님이 알아서 하십시오.
(주위를 살피더니 구석으로 이끈다.)

알루키나의 궁전에 간 일은 어떻게 됐습니까?

알려준 대로 물건은 가져왔습니까?
왜 아직도 빈손입니까! 얘기를 듣고 간 지가 언젠데.

설마 산호초에서 산호 캐지 못하신 겁니까?

쯧, 제법 실력있는 데바님인 줄 알았더니...

그렇다고 포기할 순 없으니 한 번만 더 가 보십시오.
(산호를 살피더니 어딘가 의뭉스런 눈빛으로) 이거 말고 다른 산호는 없던가요?

뭐, 이건 생각했던 것보다 값이 별로 안 나가겠군요.

아무래도 수고비는 이것밖에 못 드리겠습니다.

그래도 제법 많이 쳐 드린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