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내가 하고 있는 연구가 공개되면 고고학계는 발칵 뒤집힐 것이오.

전설로만 알려졌던 알루키나의 궁전이 세상에 알려지는 셈이니까.

그렇게 되면 세이렌 문명의 존재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겠지...
어쨌든 이번 연구만큼은 최대한 체계적인 실증을 거칠 생각이오. 궁전을 일일이 실측하는 것을 포함해서 말이지.

그래야 쓸데없는 논란을 미리 잠재울 수 있으니까. 당신은 모르겠지만 이 바닥엔 작은 흠집을 꼬투리 삼아 위대한 업적을 깎아내리려는 사람들이 득실하거든.

하지만 어려운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오.

물론 가장 골치 아픈 건 도굴꾼이오. 연구 현장을 헤집고 다니면서 중요한 유물에 손을 대니까.

다행히 이번엔 미리 손을 써놨소. 세이렌 유물에 대해선 허가 없이 반출되지 못하도록 말이오.
그랬더니 또 다른 녀석들이 골치더구려. 투명한 수포와 유영하는 레이알 말이오.

기껏 쳐 놓은 실측자를 건드리고 다니는 데다가 잘못 건드리면 위험하기까지 하니 이거 원.

아무래도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겠는데 주변에 적합한 사람이 없어서 말이오.

플레이어, 혹시 도와줄 생각이 없소? 내 사례는 섭섭지 않게 하리다.
고맙구려.

하지만 당신 혼자 가는 건 위험할지 모르겠소. 기왕이면 아는 데바들을 모아 같이 가시오.

몇 명을 데려가든 일만 깨끗하게 해준다면 사례비는 전부 지불하겠소.

대신 처치한 수포의 표피와 레이알 꼬리는 챙겨와야 하오. 일을 제대로 했는지 확인해야 하니까.
(실측도를 그리고 있다.)

어떻소, 제법 잘 그리지 않았소?

일일이 잰 수치를 그대로 축소해서 그리려니 시간이 꽤 걸리는구려.

부탁한 일은 어떻게 됐소?
이런, 개수가 모자라는군.

이 정도로는 수고비를 줄 수가 없소.

가서 확실하게 일을 처리하고 수포의 표피와 레이알 꼬리을 챙겨서 다시 오시오.
하나, 둘, 셋... 맞구려.

자, 이건 수고비요. 일을 제대로 해줘서 고맙소.

난 이제 발굴 도구를 챙겨서 궁전으로 가 봐야겠소.

방해물이 적을 때 얼른 실측을 해둬야 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