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부족에는 먼 과거로부터 구전된 치유와 퇴치의 비법이 있습니다, 크엉.

오랫동안 효능이 인정된 그 비법들은 붉은갈기 치유사와 일부 주술사 외에는 아무도 모릅니다.

부족의 귀중한 지혜를 지키기 위해서 자격을 갖춘 소수에게만 구전으로 전해 왔기 때문이지요.

비법을 함부로 발설하려던 사람들은 모두 호된 심판을 받아야 했습니다, 크흐으.
저는 대대로 족장의 치유사를 맡았던 집안 출신이라 가장 완벽하게 고대 비법을 전수받았다고 자부합니다.

한번은 서리눈썹 부족의 첩자가 접근해서 자기들과 뜻을 함께한다면 큰 부와 명예를 주겠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저는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크흐으.

부족을 배신하는 것은 라이칸에게 가장 큰 수치, 부나 명예 따위와 바꿀 수 있는 게 아니지요, 크엉.
하지만 우리가 처한 상황이 어렵긴 어려운가 봅니다, 크엉.

족장께서는 언데드로 골치를 썩고 있는 마족에게 비약을 전해 주라고 하시더군요.

마족과의 동맹을 위한다고는 하지만 과연 옳은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크흐으.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아키가탄 님의 명령에 따르는 수밖에요.

귀한 비법을 알려드릴 테니 비약을 얻어 베스페르 피난민 마을에 있는 영혼 치유사에게 전해 주시겠습니까?
이제부터 제가 알려드릴 내용은 다른 사람들의 귀에 들어가지 않도록 조심해 주십시오.

언데드를 퇴치할 수 있는 비약은 정령이 흘린 눈물의 결정입니다, 크흐으.

서리정령의 계곡에는 정령들이 소멸하면서 떨어뜨린 눈물이 결정을 이루고 있습니다.

그 눈물의 결정에는 악한 기운을 정화하는 힘이 있어 언데드를 평화롭게 물리칠 수가 있지요.

결정을 모아 영혼 치유사 카라베에게 가지고 가서 제가 보냈다고 하면 알 겁니다, 크엉.
요즘 같아서는 이 마을을 저 혼자서 감당하는 것이 무리입니다.

영혼을 다친 분들이 너무 많거든요.

이게 모두 언데드 때문이죠.

백부장님께서 라크샤틸이 언데드를 쫓는 특별한 비약을 보낼 거라며 기다려 보라고 했는데 감감 무소식이로군요.
백부장님께 다시 부탁을 드려야겠네요.

붉은갈기 주술사를 통해 비약을 보낼 거라고 게 벌써 한참 전이거든요.

요즘 같아선 정말 아무 비약이라도 갖다 쓰고 싶은 심정입니다.
아아, 이게 바로 붉은갈기 라이칸들의 비약이로군요.

정령들이 소멸하며 흘린 눈물의 결정이라니... 왠지 신비한 힘이 있을 것도 같네요.

악한 기운을 정화하는 힘이 있다니 한번 믿어보겠습니다.

이건 수고해 주신 데바님께 드리는 감사의 표시입니다.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