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성격상 작전이고 뭐고 없이 일단 달려들어 싸우는 걸 좋아하지요.

그러다 보니 아무리 강한 적이라도 맞붙어 싸우는 건 자신있지만 멀찍이서 마법을 쓰는 놈들은 영 대응이 안 되더군요.

그런데 이번에 군단장님께서 난감한 명령을 내리셨습니다.

이참에 마법 공격에 대한 저항력도 좀 키워두라고는 하셨지만 잘할 수 있을지 걱정이 돼서 말이에요.
드라웁니르 동굴 깊숙한 곳에 용족의 생체 병기가 있답니다.

용족의 기관 일부를 본떠서 만든 것이라는데 파괴력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려진 바가 없어요.

다만 대학자 유디슈티라는 나가가 심혈을 기울여 만들었다는 걸로 봐서 가공할 무기임에 틀림없다는군요.

만약 놈들이 그걸 사용하면 우리 편에 큰 타격을 입힐 게 불 보듯 뻔합니다.

그런 일이 생기기 전에 생체 병기를 못 쓰게 만들어야 해요.
그런데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제가 마법 공격에는 영 자신이 없어서 말입니다.

그렇다고 여기 군단병을 다 끌고 갈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요.

좋은 수가 없을까 궁리하다 보니 문득 플레이어 님이 떠오르더군요.

워낙 용맹하신데다가 따르는 무리도 많다는 소문이 자자하니까요.

그래서 부탁인데 저 대신 드라웁니르 동굴로 가서 대학자 유디슈티라을 처치하고 생체 병기를 못 쓰게 만드는 임무를 맡아주시지 않겠습니까?
첩보에 의하면 그 병기는 원격 제어 장치로 움직이는데 그 제어기도 유디슈티라가 직접 관리한다고 합니다.

그러니 드라웁니르 동굴로 가서 대학자 유디슈티라를 찾으세요.

유디슈티라는 중앙 제어실이라는 곳에 있을 겁니다. 우리 첩자가 확인해 온 정보니 믿으셔도 됩니다.

가서 그를 처치하고 생체 병기를 조종하는 원격 제어기를 빼앗아 오십시오.

실력있는 동료를 몇 데리고 가셔야 하는 것 잊지 마십시오.
(혼잣말로)

군단장님께 사실대로 말씀을 드리는 게 좋겠지.

하지만 결국 이번에도 피해간 걸 아시면 분명 크게 실망하실 거야...

아! 오셨군요!

드라웁니르 동굴엔 다녀오신 건가요? 원격 제어기는 빼앗아 오셨습니까?
아직 드라웁니르 동굴에 가지 않으신 겁니까?

군단장님께서는 용족 병기가 나돌아다니기 전에 못 쓰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러고 있는 동안 우려하던 일이 벌어지면 제가 매우 곤란해질 겁니다.

어서 가서 원격 제어기를 빼앗아 오십시오.
이거로군요. 이걸로 무시무시한 생체 병기를 움직이게 한단 말이지요?

무사히 임무를 수행하시는 걸 보니 저도 약간 후회가 되는군요.

이번엔 피하지 말고 직접 나섰어야 하는 건데... 하지만 또 기회가 있겠지요.

어쨌든 어려운 임무를 완수해 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