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열한 용족에게 충성을 맹세했던 내 자신이 부끄럽다, 크엉.

하지만 그보다 더 치욕스러운 건 추위와 배고픔이다.

이 상황에서도 배가 고프고 먹을 걸 떠올리는 내가 싫다. 하지만 그래도 먹어야 한다.

그래야 목숨을 부지할 수 있고, 살아야 용족에게 복수할 기회를 얻을 수 있으니까, 크흐으.
모두 추위와 배고픔에 떨고 있다, 크엉.

그러니 먹을 것과 입을 것을 구해 달라.

마족이 우리를 도와주면 두고두고 그 은혜를 갚겠다, 크흐으.
은빛 구릉에 잔혹한 류크록과 흰 털 쿠레스가 있다, 크엉.

놈들을 잡아 류크록의 털가죽과 쿠레스의 엉덩이살을 가져와라.

부족원 전체가 먹어야 하니 넉넉히 10개씩 부탁한다, 크흐으.
그때를 생각하면 아찔하지만 그래도 족장님이 무사하셔서 다행이다, 크엉.

족장님마저 없었다면 우리는 영원한 절망에 빠졌을 거다.

부족원들이 힘을 낼 수 있게 먹을 것과 입을 것을 나눠주고 싶다, 크흐.

류크록의 털가죽과 쿠레스의 엉덩이살은 모두 구해왔나?
아직인가, 크엉?

부족원들이 많이 지쳤다.

따뜻한 옷과 먹을 것이 필요하다, 크흐.

빨리 류크록의 털가죽과 쿠레스의 엉덩이살을 구해오라.
고맙다, 마족.

당신의 은혜는 잊지 않겠다.

지금은 이것밖에 줄 수 없지만 나중에 요새를 되찾으면 몇 배로 보답하겠다.

나, 아리타 선조의 이름을 걸고 맹세한다, 크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