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족의 공격을 피해 처음 여기로 왔을 땐 정말 참담했다, 크엉.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우리 부족의 명맥을 유지할 수 있을 지, 모든 게 고통이고 절망이었다.

그래서 차라리 이대로 세상이 끝났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 크흐으.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그대가 여러모로 도와준 덕분에 과거의 영광을 다시 찾을 수 있을 거란 희망을 얻었다, 크엉.
하지만 부족원들은 아직도 의기소침해 있다, 크엉.

사기가 바닥에 떨어져 피난처 바깥으로 나가는 것조차 두려워한다.

그래서 아무래도 선조의 깃발이 되찾아와야 할 것 같다, 크엉.

선조의 깃발은 서리눈썹 대대로 내려온 것으로 모든 전투에 함께했다.

그런데 분하게도 용족과의 전투 때 드라코뉴트들에게 깃발을 빼앗겼다, 크흐으.

깃발을 되찾을 수 있게 도와주지 않겠는가?
우리에게 깃발을 뺏어간 용족들이 그걸 혼돈의 숲과 서리눈썹 전초기지에 꽂아 두었다, 크엉.

가서 그 선조의 깃발을 뽑아 오라.

부디 조심하라, 마족이여.

깃발을 뺏어간 용족들은 피도 눈물도 없는 잔인한 놈들이다, 크흐으.
선조의 깃발을 가져왔나?

혹시 깃발이 찢어지거나 망가져 있지는 않던가?

그런 일이 있다면 용족 놈들을 결단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크엉.
깃발을 구하러 간 게 아니었나?

깃발을 높여 부족원들이 사기충천할 수 있게 도와달라, 크엉.

어서 서리눈썹 전초기지와 혼돈의 숲으로 가 선조의 깃발을 되찾아 오라.
(깃발을 가슴에 품으며) 선조의 깃발이 멀쩡해서 정말 다행이다, 크엉.

이제 이 깃발을 높이 들어 슬픔에 빠진 부족에 용기를 불어넣을 것이다, 크엉.

마족이여, 정말 고맙다.

선조의 축복이 그대에게 있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