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의 균열이 열리는 곳은 동일하지만 혁명단 연구기지의 어디에 떨어질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오.

그러니 천계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어디에 있는지부터 확인하시오.

운이 좋으면 뚱뚱보 데쉬룽이 있는 저주받은 고대신전에 도착할 수도 있을 거요.

다른 곳에 도착하면 일단 저주받은 고대신전이 어느 쪽인지를 찾으시오.

천족 데바나 천계의 레파르 혁명단을 만난다면 전투를 피할 수 없을 테니 최대한 몸을 숨기고 조심하면서 다니는 게 좋을 거요.
뚱뚱보 데쉬룽이 있는 저주받은 고대신전은 혁명단 연구기지 서쪽 끝의 깊숙한 곳이오.

주변에 경비도 거의 없고 지하실 안에도 아무도 없는 것이 버려진 곳 같다고 하더구려.

그러니 제대로 찾기만 한다면 힘들이지 않고 침투할 수 있을 거요.

하지만 거기 있는 석판을 통째로 들고 온다는 건 무모한 일이오. 너무 크고 무거워서 들고 나올 수 없을 게 뻔하거든.

내 생각엔 차라리 탁본을 떠 오는 게 좋을 듯싶소만. 시간이 좀 걸려도 차라리 그게 나을 거요.
석판이 세 개가 있으니 탁본도 세 개만 뜨면 될 거요.

긴 탁본, 넓적한 탁본, 둥근 탁본 모두 다 떠 오시오.

그래야 루미엘 신전에 대한 단서를 확실히 파악할 수 있을 거요.

참, 탁본하는 방법은 알고 있소? 충고 하나 하자면 먹물과 솜방망이를 사용하는 옛날 방법은 안 쓰는 게 좋을 거요.

흔적을 남겨서 괜히 천족 놈들의 주의를 끌 필요는 없으니까 말이오.

자, 이제 내가 아는 건 다 말해 줬으니 지체하지 말고 가는 게 좋겠소.
안 그래도 프레이야 백부장님께 연락을 받고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고대 루미엘 신전일지도 모르는 곳에서 석판의 탁본을 떠 오신다고 하던데.

천계에 있는 곳이라고 들어서 한층 기대가 큽니다.

가져오셨으면 어서 보여 주십시오.
아니 탁본은 어쩌고 빈손으로 오신 겁니까?

설마 탁본을 뜨는 데 실패한 건 아니겠지요.

그게 아니라면 어서 혁명단 연구기지에 다녀오십시오.

프레이야 백부장이 이 일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는데... 당신이 빈손으로 온 걸 알면 난리가 날 겁니다.
(돋보기를 들고 손가락을 짚어 가며 읽는다.)

흐음... 석판의 내용이 아주 다양하군요.

이건 루미엘 주신에게 바치는 송시 같습니다. 여러 가지 행적에 대한 찬사가 나열돼 있네요.

음, 이건 뭔가 학문적인 내용 같은데요. 수식 같은 것도 있고, 마법에 대한 설명도 있고 그렇군요.

마지막 탁본은... 으음...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천계의 수장인 아리엘 주신에 관한 내용이 많군요.

일단은 고대 아트레이아어를 번역해서 상부에 보고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