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부탁을 해도 될지 모르겠습니다. 조금은 개인적인 데다가 비밀을 지켜 주셔야 하는 부탁이라서요.

제 부탁을 들어 주시건 들어주시지 않건 비밀을 지켜주실 수 있겠습니까?

하긴, 이제와서 비밀이 무슨 소용인지 모르겠습니다. 어차피 다들 수근대는 것을 말입니다.

수백 년 외부와의 접촉이 없었던 타메스에 있는 용족의 기운이 데바들에게 놀라운 작용을 한다는 것 알고 계시나요?
용족의 기운으로 데바들의 원기를 복돋운다는 것을 꺼름칙하게 생각하여 발설하는 자는 없지만 이미 알려진 사실입니다.

슈고들은 이미 그 사실을 알고 타메스 환약의 대량 생산까지 계획중이라고 하더군요. 약삭빠른 것들...

각성한 지 100년 조금 넘은 지인이 앓아 누웠는데 어디선가 타메스 환약 얘기를 듣고 날더러 구해 달라고 그렇게 애걸복걸하지 뭡니까?

듣자하니 샤리크, 우쿠눔, 라크샤에게서 가끔 얻을 수 있는 지하의 봉인석이 주 원료라고 하던데 제 체면에 이런 부탁을 아무에게나 할 수도 없고 하니 부탁좀 드리겠어요.
정말 지하의 봉인석을 구해 주실 수 있는 건가요?

환상의 주인 샤리크, 화염의 집행자 우쿠눔, 분노한 라크샤에게서 간혹 얻을 수 있는 것인데 3개나 필요하다고 하니 구하기가 쉽지만은 않을 것 같습니다.

지하의 봉인석에 오래된 먼지와 갓태어난 용족의 비늘이 있어야 타메스의 환약을 만들 수 있다던데 나머지 재료는 이미 구했고 지하의 봉인석만 3개 있으면 됩니다.

그걸 3개 얻게 된다면 반드시 저에게 가져다 주세요. 크게 보답하겠습니다.
지하의 봉인석은 갖고 오셨습니까? 3개가 필요하다고 말씀 드렸었지요.

슈고들은 그것을 어떻게 구해서 환약을 만들고 있다는 건지 모르겠지만, 가짜일 확률도 있어서 섣불리 사지지는 않더군요.

부탁하는 사람도 절박하니까 저에게 부탁을 한 것이고, 제 입장도 있고 해서 꽤 곤란하던 참인데...
지하의 봉인석은 환상의 주인 샤리크, 화염의 집행자 우쿠눔, 분노한 라크샤에게서 가끔 얻어지는 희귀한 물건입니다.

외부의 접촉이 없었던 공간에서 만들어진 특이한 기운이 응집되어 생긴 것 같지만 정확한 것은 모르지요.

3개 정도는 있어야 환약을 만들어 볼 수 있다고 하니 구하면 저에게 와주세요.
이게 바로 지하의 봉인석이로군요. 용족의 그것이라고 하기엔 비교적 깨끗해 보이는 물건이네요.

이게 데바에게 그렇게 좋다는 영약이지요. 3개나 구하느라 힘드셨겠습니다.

약속드린 대로 후한 보답을 하겠습니다. 자, 여깄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