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참 신기한 일이로군요!

누군가 좀 도와줬으면 좋겠다 싶으면 영락없이 플레이어 님이 나타나시거든요.

정말 다섯 주신의 보우하심이 있는가 봅니다.

어쨌거나 플레이어 님을 만나서 정말 다행입니다.
지난번에 제가 실렌테라 회랑에서 데바들이 많이 다쳐서 온다고 독충을 처치해 달라고 부탁드리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예상 외로 실렌테라 회랑의 독충이 별것 아니었고요.

아무래도 이상해서 데바들에게 자세하게 물어봤더니 실렌테라 회랑에서 독에 당한 게 아니라 파슈만디르 사원에서 중독된 것이더군요.

다행히 해독제를 충분히 준비해 놓아서 이전보다 여유 있게 잘 대처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얘기를 들어 보니 파슈만디르 사원 지하에 거대한 슬라임이 있다고 합니다.

중독되어 온 데바들은 대부분 그 슬라임에게 당한 것이고요.

그런데 지금까지의 상황을 종합적으로 생각해 보니 그 슬라임의 독을 손에 넣으면 새로운 독을 만들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미 용신도의 독을 분석해 본 적이 있으니 시간이 그리 많이 걸리지도 않을 겁니다.

플레이어 님이 이번에도 좀 도와주시겠습니까?
역시 도와주실 줄 알았습니다.

그 커다란 슬라임은 거대한 메르무크라고 합니다.

파슈만디르 사원 지하의 황금의 납골당에 있는 방 하나를 통째로 차치할 정도로 거대하다고 하더군요.

슬라임의 크기와 위치 등을 종합해 보면 용족의 뼈를 흡수해서 그렇게 커진 게 아닌가 싶습니다.

어쨌거나 거대한 메르무크를 처치하고 메르무크의 핵을 구해다 주십시오.

그것만 있으면 제가 새로운 독이나 획기적인 해독제를 만들 수 있을 겁니다.
아이고, 드디어 돌아오셨군요!

플레이어 님이 가신 후로 이것저것 생각을 많이 해 봤습니다.

용신도가 사용하는 독의 특성이 무엇이었는지, 많은 종류의 독에 보편적으로 효과가 있는 해독제는 어떤 특징이 있어야 하는지 등등이요.

아트레이아의 약학사에 남을 새로운 발견을 하게 된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뜁니다.

그래, 메르무크의 핵은 구해 오셨습니까?
아니, 저한테 이러실 수가 있습니까!

전 플레이어 님은 반드시 약속을 지키는 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메르무크의 핵을 가져다 주시기로 철석같이 약속을 하셨잖습니까! 그런데 빈손으로 돌아오시다니...

제가 마음이 좀 급합니다. 그러니 제발 좀 메르무크의 핵을 구해다 주십시오.
이게 바로 메르무크의 핵이로군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크네요.

게다가 겉으로 보기에도 뭔가 무시무시한 기운을 뿜고 있는 것 같습니다.

플레이어 님 덕에 제가 새로운 것을 연구할 수 있게 됐습니다.

제 노력이 성과가 있어서 새로운 독이나 해독제를 개발하게 되면 그 영광은 모두 플레이어 님에게 돌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