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대파국 이전에 존재했던 라이제의 갑주를 복구하고 있다는 얘기는 했던 것 같은데.

라이제의 전사 로자레아가 입었던 그 유명한 보랏빛 갑주 말일세.

사실 라이제의 갑주를 복원하는 건 내 필생의 목표라네.

명인이나 달인이 되는 건 내게 있어 그렇게 중요한 일이 아닐세. 내 자신의 실력은 스스로 알고 있으니까.

역사상 가장 매력적인 갑주를 되살리는 것이 나에게는 가장 흥미로운 일이라네.
라이제의 각반을 만드는 것은 나에게도 큰 도전이 될 걸세.

세공품에 비견될 정도로 정교하고 섬세하면서도 뛰어난 성능을 자랑하는 하의거든.

각반의 외양이야 끊임없이 노력하면 오래지 않아 똑같이 재현할 수 있을 걸세.

문제는 성능이지. 대파국 이전에 만들어진 것이라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한 오드의 기운이 깃들어 있다네.

자네가 도와주면 강한 오드의 기운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좀 도와주겠나?
지금으로서 가장 강력한 오드의 기운을 모을 수 있는 곳은 심연의 잔해일 걸세.

아이온의 파편이 있는데다 오드의 힘에서 태어난 생명체들이 많으니까 말이야.

이 수정 파편을 가지고 가서 빛나는 라필리마와 에노스 전사를 처치하게.

그럼 놈들에게 깃들어 있는 오드의 기운이 이 수정 파편에 저장될 걸세.
라이제의 각반은 예술 작품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아름다웠지만 사실 당시의 데바들은 그 아름다움을 제대로 느끼지 못했을 게야.

왜냐하면 언제나 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자주 용족의 피로 얼룩져 있었기 때문이지.

로자레아는 소멸하기 전까지 그 어떤 데바보다 용감하게 싸웠다네.

부하들은 차례로 전장에 나가도록 배려했지만 자신은 항상 최전선에 서서 군단을 지휘했지.

항상 전선에 있다 보니 로자레아는 데바처럼 보이는 거신병이라서 먹을 필요도 없고 잘 필요도 없다는 우스갯소리가 떠돌 정도였지.

이런... 로자레아 얘기에 심취하다 보니 자네를 쓸데없이 오래 세워둔 것 같군. 우선 수정 파편부터 주게.
파편에 손을 대니 엄청난 오드의 기운이 느껴지는군.

이 정도라면 문제없이 라이제의 각반을 완성할 수 있겠네.

(각반에 오드의 기운을 불어넣은 후) 라이제의 각반이 정말 대단한 물건은 물건인가 보군.

자네가 모아온 정도면 충분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부족한 것 같군. 그것도 꽤 많이.

내가 라이제의 각반을 완성할 수 있도록 조금 더 도와줬으면 좋겠네. 보답은 확실하게 할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