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제의 각반을 완성했으니 이제 라이제의 흉갑을 완성할 차례일세.

라이제의 갑주를 되살리는 작업 중에서 가장 힘들고 중요한 작업에 맞닥뜨린 것이지.

흉갑은 가장 정교한 기술이 필요하기도 하고 갑주의 아름다움을 한눈에 보여주는 부분이기도 하니까.

그동안 연구한 것이 있으니 생각대로만 된다면 아마 큰 실패는 없을 걸세.
이미 재료는 다 준비해 놓았다네.

가장 중요한 부분인 도안도 만들어 놓았고 말일세.

이 도안이 틀렸을 수도 있지만 몇 번 실험을 거치면 바로잡을 수 있을 게야.

그러니까 이제 마지막으로 준비할 것은 강력한 오드의 기운뿐이라네.

여태까지 그랬듯이 자네가 도와줘야 할 부분이기도 하고. 이번에도 도와주겠지, 플레이어?
이건 지난번에 자네에게 줬던 것과 같은 수정 파편일세. 오드의 기운을 모으는 물건이지.

심연의 잔해로 가서 빛나는 라필리마와 에노스 전사를 처치해 주게.

아마도 이게 마지막 부탁이 될 걸세.

그러니 귀찮다 생각하지 말고 내 일이다 하는 마음으로 도와주게나, 플레이어.
로자레아의 일화 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자신이 따르던 이스라펠 주신께 항명한 일이겠지.

이스라펠 주신께서 용족과의 화평을 제의하셨을 때 로자레아는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화평을 거두어 달라는 청을 올렸다네.

당시 수많은 데바들이 로자레아와 같은 입장이었지. 하지만 시엘 주신께서 찬성하신 후에는 대부분 그 뜻을 따랐다네.

하지만 로자레아는 끝까지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았지. 아이온 탑 앞에서 날개를 편 채로 화평 제의를 거두기 전까지는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겠다고 버텼다네.

화평의 의식이 거행되기 직전까지도 이스라펠 주신께 계속해서 뜻을 거두어 주십사 청을 드렸다네. 결국 그 청은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대파국의 와중에 로자레아는 소멸하고 말았지. 참, 아까운 소멸이야.

지금 내가 라이제의 갑주를 되살리는 게 그녀의 마음을 되살리는 일이라고 믿네. 그러자면 오드의 기운이 필요하겠지.
정말 가슴이 두근거리는군. 드디어 라이제의 흉갑을 완성하게 됐다니!

(흉갑에 오드의 기운을 불어넣으며) 제발 오드의 기운이 충분해야 할 텐데...

역시 라이제의 흉갑은 보통 물건이 아니로군. 이 정도의 오드로도 충분하지 않다니 말이야.

아무래도 생각했던 것보다 오드의 기운이 훨씬 더 많이 필요할 것 같네.

내가 라이제의 흉갑을 완성할 수 있도록 조금만 더 도와주게. 도와만 준다면 보답은 확실히 하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