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주인님이 비르후한테 약속하셨어.

비르후를 똑똑하게 만들어 준다고 말이야.

똑똑해지면 비르후 새랑 동물도 잘 쫓고 주인님과도 얘기를 많이 나눌 수 있잖아.

그래서 빨리 똑똑해지길 기다렸어.
그런데 어느 날부터 갑자기 주인님이 보이지 않았어.

무슨 일이 생겼는지 모르겠어. 그냥 갑자기 사라졌으니까.

비도후니르 주인님은 약속은 꼭 지키는 분이야.

그러니까 기다리면 꼭 나타나서 비르후 똑똑하게 만들어 주실 거야.
그런데 아무리 기다려도 주인님이 안 오니까 비르후 걱정돼.

찾으러 가고 싶지만 막대기에 꽂혀 있어서 그럴 수도 없어.

데바가 비도후니르 주인님을 찾아 주면 안 될까?

주인님을 찾으면 비르후 똑똑한 허수아비가 될 거야. 그러면 비르후 행복해지겠지.
주인님 찾아 준다니 정말 고마워.

비르후 생각엔 주인님은 멀지 않은 곳에 계실 것 같아.

자기 몸보다 농장을 아끼셨으니까 이곳을 떠나셨을 리가 없어.

꼭 주인님을 찾아서 비르후가 기다린다고 전해 줘.
머릿속이 뿌연 느낌이에요.

뭔가 기억해야 할 것이 있는데... 도무지 기억이 나지 않는군요.

아아... 답답하지만 아무리 애를 써도 기억이 나질 않아요.

하지만 기억을 되살리는 것보다 애타게 바라는 건 오드의 흐름으로 돌아가는 거예요.
비르후? 비르후... 비르후가 누구지?

(한참 생각하다가) 아, 혹시 허수아비 말인가요?

밭에다 허수아비를 세워 뒀었죠. 내가 비르후라고 이름을 지었던가...

허수아비가 절 기다리고 있을 줄은 몰랐네요. 전 이미 밴시가 된지 오랜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