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스트호닌이 과거에 곡창지대로 유명했단 건 마족이라면 다 아는 사실이죠.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기가 광산으로도 유명했단 사실을 모르더군요.

그것도 금, 은, 미스릴 같은 희귀 광물이 매장된 광산으로 말이에요.
어떻게 알긴요? 다 공부해서 알아낸 거죠.

여기로 오기 전에 돈벌이가 될 만한 게 있을까 싶어 브루스트호닌에 관련된 책이란 책은 다 뒤졌거든요.

그러고 보니 여기서 가까운 곳에도 광산 하나가 있던데. 브루스트호닌 미스릴광산이라고 란마르크 영주가 소유한 광산 중 가장 크고 매장량이 풍부한 곳이라더군요.

그 광산에 캐다 만 미스릴이 잔뜩 남아 있을 거라던데...
이쯤이면 제가 무슨 말을 할 지 눈치 채셨겠죠?

데바님이 브루스트호닌 미스릴광산으로 가서 미스릴을 가져다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미스릴광산에 버려진 광석 더미가 쌓여 있는 게 보일 거예요.

먼지가 쌓여 볼품없어 보이지만 죽은 광부들이 캐놓은 미스릴 광석이니 그냥 주워 오기면 하면 돼요.

그럼 제가 미스릴 상태를 보고 적절한 가격에 사 드리겠습니다.

어떻습니까? 주변의 언데드가 좀 성가셔서 그렇지 이 정도면 식은 수프 먹기일 것 같은데.
역시 데바님은 저와 통할 줄 알았습니다.

브루스트호닌에 처음 온 분들은 재미있는 반응을 많이 보이죠. 이미 죽은 사람들에 대한 연민과 같은 감정 말이죠.

그래서인지 주인 없는 땅이나 물건이 있어도 쉽게 건드리지 못하더군요. 하지만 죽은 자는 죽은 자고, 산 자는 산 자입니다. 연민 따위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해요.

오히려 쓸만한 자원을 활용해 주는 게 브루스트호닌을 위하는 일입니다.

그러니 어서 브루스트호닌 미스릴광산으로 가 버려진 광석 더미에서 미스릴을 찾아 가져 오십시오.
창고 관리인을 하다 보면 아무래도 특이한 사람들을 만날 때가 있습니다.

제가 본 중에 가장 특이한 사람은 값비싼 물건을 맡겨두고 한 번도 보러 오지 않는 사람입니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죠? 저라면 날마다 아침, 저녁으로 물건이 잘 있는지 확인할 텐데.

그건 그렇고, 제가 부탁한 물건은 가져 오셨나요? 제, 아니 우리의 주머니를 묵직하게 해 줄 미스릴 광석 말입니다.
아직 다녀오지 않은 모양이군요.

기왕이면 서두르는 것이 좋겠습니다.

우리 말고도 브루스트호닌 미스릴광산에 대해 아는 사람은 많으니까요.

다시 돌아가서 버려진 광석 더미을 잘 살펴 보세요.
광석 개수는 정확하네요.

(미스릴을 살피며) 그런데 문제가 있군요.

미스릴 광석 질이 형편없어요. 이건 그냥 줘도 안 가져갈 수준이에요.

미안한 말이지만 처음 약속한 만큼의 사례는 못해 드릴 것 같습니다. 대신 제가 부탁한 것도 있고 하니 수고비 정도는 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