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우... 우리 아빠가 아니었군요.

혹시 키가 이~만하고, 코에 수염이 난 데바를 못 봤나요?

얼마전 이상한 시공의 균열이 나타난 이후로, 우리 아빠가 보이지 않네요...

(눈물을 훔치며) 아빠가 날 버릴 리가 없는데...

엘테넨에도 베르테론에도 인테르디카 요새에도 우리 아빠가 안 보여요...
엄마가 없어도 아빠와 저는 행복했어요. 물론 이렇게 떠돌이 생활을 하고 있지만 말이죠.

하지만 그건 다 저를 위해서였어요. 아빠는 저를 정말 사랑하셨거든요...

키나를 많이 벌려면 마족의 땅에서 자라는 약초나 고기들을 잡아야한다고 했어요. 우리 아빠가 말예요.

그래서 아빠와 저는 여기 저기를 떠돌아 다니며 시공의 균열이라는 곳만 찾아다녔죠.
그런데 특이하게 생긴 시공의 균열이 나타났다는 소문이 들렸어요.

그리고 그 근처를 지나다니는 데바들이 알 수 없는 이유로 다 실종되어버렸어요.

도저히 참다못한 군단장님께서 특명을 내리셨죠.

이상한 시공의 균열 근처에서 괴물들을 잡고 그 증거로 천족 영혼의 파편와 탐욕이 깃든 정기을 모아오면 현상금을 두둑히 준다고 말예요.

저는 무서운 마음에 아빠를 말렸지만 아빠는 키나를 많이 벌어야한다며...

그리고는... 그리고는..... 도와주세요.. 우리 아빠 좀 찾아.. 주세요...
그러니까, 비틀린 시공의 균열이라고 들었어요. 그 이상한 시공의 균열말이예요.

(손짓하며) 저 앞쪽에 보이는 갈림길 근처에 있다고 들었어요.

그리고 그 근방에는 마족 괴물들이 득시글거린대요.

아마 녀석들을 조사하면 아빠의 흔적을 찾을 수 있을 거예요.
휴우! 정말 다행이군요. 살아계셨어요!

저는 괜시리 제 욕심에 무리한 부탁을 드린 것 같아 마음을 졸이고 있었지 뭐예요.

안타까운 희생은 저희 아빠 하나로도 충분하니까 말예요...

그런데 혹시... 혹시 우리 아빠는..?!

(고개를 휘저으며) 네, 이렇게 혼자 오신 걸 보니....
저 앞의 열사의 불모지에서 찾아보신 게 맞나요?

그 주변에서 다시 한 번만 찾아봐주세요, 플레이어 님...

그럼 부탁드리겠습니다.
아빠! 아빠!!!

(울음을 터뜨리며) 아빠의 소지품이예요.

아빠가 일을 가실 때마다 필요하다며 꼭 지니고 다녔던 물건이라구요.

보세요! 여기 제 사진도 붙어있잖아요?

그런데... 여기 묻어있는 핏자국은...

(손사레를 치며) 아니예요, 아닐 거예요. 이건 못된 괴물 피라고 믿을 거예요.

아빠는 찾지 못했지만, 이렇게 아빠의 소지품과 또 현상금을 탈 수 있는 귀한 물건들까지 주시니 정말 감사드려요.

받아주세요. 그간 아빠를 찾아다니며 수집한 물건들이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