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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시움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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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시움의 역사

유서 깊은 도시 엘리시움의 옛 모습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하지만 엘리시움의 역사는 아트레이아의 역사라고도 할 만큼 아주 깊은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 이야기는 엘리시움이 찬란한 공중 도시가 아닌 저 구름 아래, 땅이었던 시절로 돌아간다.

시엘의 첫 제자, 엘리시아

엘리시움의 옛 이름은 엘리시아, 시엘 주신께 배움을 청했던 첫번째 제자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그녀에 대해 알려진 것은 많지 않다. 어려서 부모를 모두 용족에게 잃고 시엘 주신의 신전에서 허드렛일을 하며 자랐다는 것이 전부다.

엘리시아가 데바로 각성했을 때 그녀는 용감하게도 시엘 주신께 배움을 청했다.

당시는 주신이 직접 데바를 가르치는 전례가 없었는데 웬일인지 시엘 주신은 흔쾌히 그녀의 청을 들어주셨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시엘의 제자가 되고자 찾아오는 데바들이 하나 둘 늘어나기 시작했다.

고대 템페르 도시의 융성

마음이 너그러워서였을까? 시엘 주신은 배움을 찾아 모여든 데바들을 거절하지 못했다.

머지않아 시엘 신전이 데바들로 가득 차게 되었고 뭔가 대책이 필요했다.

시엘 주신은 엘리시아에게 데바들이 머물며 배우기에 적당한 땅을 찾으라고 명하셨고, 그녀가 찾아낸 땅에 '엘리시아'라는 이름을 붙이셨다.

그곳에서 시엘 주신은 아트레이아의 미래를 위하여 용족에 맞설 전사를 키워내기 시작하셨다.

그리고 열두 주신 중 일부가 이에 동참하면서 엘리시아는 자연스럽게 오늘날의 템페르 도시 같은 면모로 바뀌어 갔다.

물론 당시 엘리시아에서 형성된 템페르의 모습은 지금과는 사뭇 달랐다.

그때는 특정 주신 산하의 템페르가 아니라, 배움을 찾아 모여든 데바들에게 여러 주신이 오며 가며 가르침을 베푸는 형태였다고 해야 할 것이다.

그러다가 특정 주신을 따르는 데바 무리가 형성되면서 개별 주신의 특성을 따르는 템페르로 나뉘게 되었다.

어쨌거나 당시 엘리시아의 템페르에서 키워 낸 많은 데바들은 천년전쟁의 주역이 되었다.

체계적으로 훈련을 받은 데바들은 크랄과 라이칸 그리고 용족과도 맞설 수 있는 강력한 세력으로 급성장할 수 있었다.

한편, 천년전쟁이라는 길고 긴 고통 속에서도 엘리시아는 융성해져 갔는데 데바들이 모여들면서 각종 상업과 제작이 활기를 띈 것이다.

데바들이 사냥과 정기 추출 훈련을 하면서 구해 온 물자가 넘쳐 나자 실력 있는 장인들이 앞다퉈 모여들었다.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데바와 제작 장인은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면서 도시의 활기를 만들어 갔다.

이런 환경이 갖춰지자 엘리시아는 고대 아트레이아 최고의 도시가 되어 갔다.

그 융성함은 '아트레이아의 모든 길은 엘리시아로 통한다'는 말이 생겨날 정도였다.

화평 찬성파, 템페르를 옮기다.

하지만 융성하던 템페르 도시를 쇠락의 길로 몰아간 사건은 예기치 못한 곳에서 시작되었다.

도무지 끝이 보이지 않는 천년전쟁으로 인해 아트레이아가 피폐해져 가는 중에 이스라펠 주신이 제안한 화평은 큰 논란을 일으켰다.

사람이 서넛이라도 모이는 곳이라면 어디서든 그 문제에 대한 열띤 논쟁이 끊이지 않았다.

견해차이가 불러온 말다툼은 선술집이나 분수광장에서의 결투로 이어졌고, 종종 템페르 간의 분쟁으로 번지기도 했다.

결국 화평 문제를 둘러싼 주신 사이의 미묘한 대립이 드러나면서 상황은 점점 더 심각해져 갔다.

이스라펠을 지지하는 다섯 주신은 시엘과 다른 주신을 설득하는 일이 쉽지 않자 실력 행사를 감행했다.

화평 반대파에 속하는 아스펠과 지켈이 자신들의 템페르를 통째로 들어 옮긴 것이다.

그러면서 엘리시아의 분위기는 예전과 달라지기 시작했다.

좋은 시절이 다 갔다는 한탄과 동요가 역력했으며, 주신들 사이의 대립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걱정하는 소리가 높아져 갔다.

열두 주신의 생각이 화평 찬성 쪽으로 기울 무렵 잠시 상황이 좋아지는 것 같았다.

하지만 이미 템페르를 옮긴 주신들은 다른 곳으로 떠난 뒤에 돌아오지 않았다.

그리고 그 다음은 모두가 아는 사실 그대로다.

화평 회담을 위해 결계가 열렸고, 결계 안으로 들어온 용족이 누군가에게 공격당하면서 모든 게 틀어졌다.

분노한 용족의 공격으로 아이온 탑이 붕괴될 위험에 처하자 탑의 수호자 시엘은 온몸을 던져서 결계를 재가동시키고 용족을 몰아냈다.

이 와중에 고대 아트레이아에서 융성했던 템페르 도시는 그냥 하나의 땅덩어리로 돌아갔다.

하지만 시엘의 첫 제자, 엘리시아가 처음 발견했던 모습과는 달리 초토화되어 있었다.

아리엘, 엘리시움을 빛의 도시로

시엘의 희생을 포함해 대파국의 상처는 너무도 컸지만 슬퍼하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아리엘을 주축으로 한 화평 찬성파 주신들은 아트레이아의 복구를 고민했고, 어딘가 천계의 재건을 시작할 곳이 필요했다.

고민을 시작하자 다섯 주신의 뜻은 한 곳으로 모아졌다. 엘리시아! 이곳에서 다시 시작하는 것이 너무도 당연했다.

여기야말로 고대 아트레이아의 영광을 이어 갈 수 있는 곳이었다.

아리엘은 엘리시아를 '엘리시움'이라 명명하고 '빛의 양식'으로 새로운 영광의 도시를 만들 것을 명했다.

엘리시아에서 단 한 번이라도 배움을 청한 적이 있었던 데바라면 모두 엘리시움 건설에 자원했다.

그리고 엘리시움을 재건하는 데 힘을 모았다. 대파국의 흔적을 깨끗이 지워내고 화평 반대파의 잔재도 말끔히 청소했다.

모두들 엘리시아에 가장 먼저 세워졌던 시엘의 템페르 만큼은 반드시 복원하고 싶어 했지만 그것은 불가능한 상태였다.

대신 시엘의 템페르가 있던 자리를 중심으로 해서 오늘날의 엘리시움을 만들었다.

천계를 재건하겠다는 의지가 배움을 찾아 엘리시아로 모여들던 데바들의 열망 만큼이나 높았던지 엘리시움은 예상보다 빨리 완성되었다.

엘리시움의 완성을 기념하는 축제의 날에는 시엘과 희생자들에 대한 추모가 있었다.

엄숙한 묵념이 끝나자 아리엘 주신을 비롯한 다섯 주신은 엘리시움을 공중으로 띄웠다.

거기에는 혹시 있을지 모를 적의 공격으로부터 엘리시움을 보호하고, 엘리시움의 영광을 드높인다는 뜻이 담겨 있었다.

빛의 양식으로 완성된 엘리시움이 서서히 하늘 위로 솟아오르는 광경은 장엄했다.

반대로 과거의 영광을 뒤로 한 채 저 아래로 멀어져 가는 엘리시아의 남은 부분은 천인의 가슴 속에 하나의 회한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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