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 730548
사바트의 황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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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 1
생명력: 63
공격 반경: 0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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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바트의 황혼









위대한 대마법사 마시오스의 정수를 이어받은
연족의 천재적 대마법사 페이티오스가 기록함.





들어가는 글.



본 저서는 연족 마법사 협회의 요청으로 나 대마법사 페이티오스에 쓰여졌다.

나는 카마르 건립 이래 사르판 전체에 도래한 최대의 위기상황의 중심에 서있던 마법사로써, 연족을 구원한 장본인으로써 당시의 긴박한 상황을 생생히 기록하고자 한다.




페이티오스.

본문.


그 날은 유난히도 조용하고 평화로운 날이었다. 당시 나는 카마르의 연구실에 틀어박혀 용제를 일격에 멸할 수 있는 주문을 연구하고 있었다.

오랫동안 이어졌던 연구는 이제 막 완성 직전의 단계에까지 이르러 머릿속을 맴도는 마지막 열쇠만을 남겨둔 상태에 도달해 있었다.

하지만 갑자기 뛰쳐들어온 불청객은 모든 것을 물거품으로 만들어버리고 말았다.

공보관이 뛰쳐 들어왔던 것이다.

그는 횡설수설하며 대마법사인 나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말만 반복했는데, 나는 그를 진정시키고 상황을 물었다.

티아마란타 관문을 통해 티아마트 군단이 쳐들어와 격전이 벌어졌다는 내용이었는데, 방어선이 무너지기 직전이라는 급박한 내용이었다.

나는 근엄하게 꾸짖으며 물었다.

"대체 카룬과 수호대원들은 무엇을 하고 있단 말이더냐!"

공보관은 머리를 조아리며 카룬과 대부분의 병력들은 지금 새로운 용계의 개척지를 탐사하기 위해 원정을 떠난 상태라고 답했다.

당시는 카마르가 재건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기로, 용족과의 대규모 전투가 잠시 소강상태에 접어들어있던 때였다.

설마 원정을 떠난 사이에 용족이 쳐들어 올 리가 없다는 안이한 생각이 화를 불러온 것이다.

나는 완성 직전의 단계에 머무른 주문을 어쩔 수 없이 포기하고 전투를 위한 물품들을 챙겼다.

아무리 급습을 당했다하더라도 기본적인 방어병력은 언제나 주둔하고 있을 터인데 어째서 그토록 단시간에 방어선이 무너질 위기에 처한 것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우리 연족의 병사들이 그토록 허약하다는 말인가?

하지만 비행이동사의 힘을 빌려 도착한 티아마란타 관문 북부의 상황을 보고나서야 이해할 수 있었다.

쳐들어온 용족 부대는 일반적인 드라칸 부대가 아니었다. 거대한 드래곤 사바트가 그들을 직접 진두지휘하고 있었던 것이다.

티아마트의 심복으로 알려진 그는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미지의 드래곤이라 불릴 정도였다. 어째서 갑자기 나타난 것인지 의아했지만, 그런 것을 여유있게 생각해 볼 상황은 아니었다.

그는 황갈색의 브레스를 마구 뿜어대며 몇 남지 않은 수호대원들과 마법사들을 도륙하고 있었다.

그 처참한 모습을 보니 눈물이 차오르는 것을 막을 수가 없었다.

대체 왜 아이온께서는 나처럼 뛰어난 능력을 다른 이들에게는 허락하지 않으셨단 말인가...







나는 더 이상 지체해선 안 된다는 생각에 로브 소매를 걷고 전장으로 향했다.

힘겨운 싸움을 벌이던 병사들은 대마법사인 나, 페이티오스가 이곳에 왔다는 사실에 기쁨의 눈물을 흘려대기 시작했고, 나는 드라칸과 병사들이 난전을 벌이고 있는 곳을 향해 마력을 담아 외쳤다.

"모두 물러서시오!"

병사들이 본능적으로 후방을 향해 빠져나오는 것을 확인한 나는 주문을 읊조렸다.

"수면 폭풍!"

백여 명의 드라칸 병사들은 그대로 쓰러져 잠에 빠져들었다.

몇몇 병사들까지 너무나도 강력한 나의 마력을 견디지 못하고 함께 잠들어버렸지만, 그들을 책망해서는 안 된다. 보통의 데바들이 견딜만한 수준의 것이 아니었으니까.

사바트는 갑자기 변한 전장의 상황에 당황하고 있었다. 수면 폭풍의 범위에서 벗어나 있던 몇몇 드라칸도 뭔가가 잘못 됐음을 느끼고 슬금슬금 물러나고 있었다.

나는 이제 해야할 일을 마무리 짓기위해 다시 한번 주문을 읊조렸다.

사바트는 그제서야 엄청난 대마법사가 합세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나를 향해 브레스를 퍼부을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거대한 기둥같은 그의 목울대가 크게 부풀어오르는 것이 눈에 들어왔지만, 그에게 이미 상황을 돌이킬 기회는 없었다.

나의 두 어깨에는 협곡의 바람이 맹렬히 회전하며 폭풍으로 변해 있었으니까.

폭풍은 곧 음속을 초월한 속도로 날아가 그의 목 언저리에 정확히 꽂혀버렸다.

폭풍에 정통으로 강타당한 그는 기괴한 비명을 내지르며 협곡을 뒹굴기 시작했다. 그 포악한 모습만 본다면 전혀 기세가 꺾인 것 같지 않았지만, 나는 이미 알고 있었다.

아무리 강력한 드래곤이라 하더라도 이 몸의 마법을 견뎌낼 수는 없음을.

그의 몸부림은 서서히 잦아들다가 곧 미동도 할 수 없는 상태로 변하게 될 것이었다.

그때, 뒤쪽에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려왔다.

뒤늦게 지원병력들이 도착한 것이다.

거대한 차원의 문에서 나온 오드 공성병기와 연족 마법사 협회원들은 전장을 향해 포격을 퍼붓기 시작했다.

지원병력에는 에키오스와 나의 스승인 마시오스 님도 포함되어 있었다.

에키오스는 내가 없었다면 사르판이 다시 용족에 넘어갈 뻔 했다며 한숨을 내쉬었고, 마시오스 님은 어느덧 스승을 넘어서는 마법사가 되었다며 눈물을 지으셨다.

스승님을 넘어서다니... 분명 사실이었지만 나는 스승님의 마음을 생각해 애써 아니라고 말씀드리고는 연구실로 돌아왔다.

사바트가 쓰러진 이상 굳이 내가 없어도 상황은 정리 될 것이라 생각했으니까.

하지만 이후에 돌아온 병사들이 전해주길 사바트는 최후의 순간에 온 힘을 다하여 악독한 브레스를 뿜어 협곡 전체를 죽음의 땅으로 만들어버렸다고 했다.

나는 일반인들의 능력을 너무 과대평가했음을 탄식할 수 밖에 없었다.

지금도 그 거대한 드래곤의 시체는 사바트의 황혼이라 명명된 협곡지대에 놓여있다.

얼마 전, 나는 협곡으로 가 백골화된 그의 시체를 살펴보았다.

가만히 그를 바라보고 있노라니 땅을 황폐화 시킨 것에 대한 증오보다는 연민의 마음이 피어올랐다.

이토록 강대한 드래곤도 넘어설 수 없는 존재가 있었다니...

사바트의 침공은 누군가에게는 단순한 침공이었을지 모르지만, 내게 있어서는 많은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던 귀중한 사건이었다.

맺으며.


부디 본 저서를 읽은 이들은 방심이 얼마나 위험한 사태를 불러올 수 있는지를 명확히 깨닫기 바란다.

나 같은 대마법사의 도움만을 기다리는 일은 다시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행운은 필요한 때에 언제나 함께해 주지 않으니 말이다.

또한 오만함과 헛된 자신감을 버려야 할 것이다. 이 세상에는 넘어설 수 없을 정도로 강한 누군가가 있으니 말이다.




(맨 뒷장에 보랏빛의 인장이 찍혀있다.)

('본 책자는 연족 마법사 협회의 인증을 받지 않은 간행물입니다.')

('저자의 의견은 협회의 의견이나 사실과 다를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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