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한테 특별하다고 했지만, 정말 특별한 건 베니룽이었어.

아무리 힘들어도 늘, 미래에 이뤄낼 계획과 꿈에 대해서 얘기했거든. 이렇게, 눈을 반짝이면서...

그럴 때면 행복했어. 나도 함께 꿈을 꾸는 기분이 들었으니까.

내 가장 어두운 시기를 견딜 수 있게 해준 건 그런 순간들이었어.

친구 베니룽과 아픔도, 꿈도 공유했던 순간들...
...과거...

단순히 과거의 일만은 아니야.

베니룽과의 우정도, 용족들의 횡포도...

이 모든 건 현재 진행형이야.

용족들은 아직까지도 약하게 태어났다는 이유 하나로, 가치를 매기고 수탈을 일삼지.
용족들의 무조건적인 약육강식 논리와, 무자비한 착취란, 정말...

반쪽짜리일지언정, 분명 내게도 용족의 피가 흐르고 있을 텐데. 그런데도 그들을 이해할 수 없어.

과거의 나나 베니룽 같은 피해자들. 셀 수 없이 많아. 지금 이 순간조차 늘고 있지.

물론, 직접 겪은 적 없으니, 아마 잘 모를 거라고 생각해.

음, 바로 이 근처에도... 용족 패잔병들이 만든 골짜기 수용소이 있어.

거기 한 번 찾아가 봐. 내가 하는 말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거야.
우린 왜 이렇게 약할 걸까냥...

용족의 노예로 살 수 밖에 없는 이 비참한 삶...

매일매일이 고통뿐이당, 갸릉.
이 수용소라도 빠져나가고 싶다냥.

여기서는 하루도 더 못 버티겠당...

데바님, 날 좀 불쌍히 여겨주지 않겠냥? 제발 부탁 하나만 들어주랑.

수용소 수석 경비이 감춰둔 열쇠뭉치만 있으면 탈출을 시도할 수 있당.
|||||||■발신인: 이난나로부터■|||||||



플레이어%, 네가 이걸 들을 때쯤엔, 난 이미 여길 떠난 후일 거야.

걱정하지 않았으면 해서 이 음성을 남겨.

골짜기 수용소을 보고서 뭔가 느낀 게... 있을까?

조금이나마 이해해주면 좋겠다.

네가 보고 온 것들 전부가... 내가, 나도 겪어온 일들이야.


오랫동안 생각해봤는데 말야.

용서할 수도, 못 본 척 할 수도 없어.

다시는 그 누구도 피해자로 만들고 싶지 않아.

나나 베니룽과 같은 일을 겪지 않게 하고 싶어.

그러기 위해서는 난 강해져야 해. 지금보다 훨씬 더. 아무도 무시하지 못할 만큼 더욱 더.

이건 내 선택이자, 길이고... 오랜 숙원이야.

플레이어%. 누구보다 네가 이해해주면 좋겠지만, 설사 네가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나는 앞으로 나아가야만 해.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이곳에서 더 이상 이난나의 흔적을 찾을 수 없다.)

(일부러 남긴 보이스 큐브를 제외하고는 모두 정리하고 떠난 것 같다.)

(이난나가 이 거처로 다시 돌아올 것 같진 않아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