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이 근처에서 현명한 가츠라는 유령을 본 적이 있소?

그는 우리의 동료이자, 영웅이던 전사였소.

날카로운 판단력과 넓은 아량, 무모하다 할 정도의 용기...

그리고 무엇보다 욕심 없는 마음.

이것이 내가 그를 존경한 이유였소.

하지만 그 또한 돌아오지 못할 길을 갔소.

그때, 우린 아무도 손을 쓸 수 없었소. 오드가 너무 부족했단 말이오.

그렇게 뛰어난 사람이 소멸했다는 것도 충격이었지만, 마음을 나눌 동료가 사라졌다는 상실감이 더욱 컸소.
유령이 된 그가 무모한 생명을 위협할 때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소.

그런 모습이라도, 영영 보지 못하는 것보다는 나을 거라고 생각했단 말이오.

하지만 모두 부질없는 일이었나 보오.

너무 오랫동안 과거에만 매달려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소.

부탁이오, 그에게 안식을 주시오.

그도 이제 고단한 짐을 내려놓고 싶을 거요.

그의 이름은 가츠. 우리는 현명한 가츠라고 불렀소.

당신도 반드시 기억해 두어야 할 거요.

그 이름은 우리 시엘의 창 군단이 걸어온 길, 그 자체니깐 말이오.
(담담한 표정으로) 그렇게 되었군요.

이상하게 제 마음도 편안해졌습니다.

어쨌든 어려운 일을 맡아 주셔서 고맙습니다. 아글라우로스 님께는 제가 말씀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