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 748014
아트레이아 전래동화집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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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 1
생명력: 63
공격 반경: 0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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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레이아 전래동화집

제2권 에이스틀라와 바보 하임달

먼 옛날 아트레이아의 변두리 작은 마을에 바보 하임달이 살았어.

눈 먼 어머니와 단 둘이 사는데 집이 찢어지게 가난했지.

도통 재주가 없는 하임달은 풀을 뜯어 연명하거나 구걸을 하며 근근이 지냈어.

운 좋게 엘로코라도 한 마리 덫에 걸리는 날이면 고깃국을 끓여 잔치를 벌였지.

고귀한 신관 집안의 딸 에이스틀라는 지독한 울보였어.

목욕을 시키려고 하면 빽빽 울기 시작했고 목욕이 끝나면 또 울었지.

매일같이 울어대는 통에 부모님과 하인들은 머리가 아플 지경이었어.

딸을 달래는 데 지친 아버지는 자꾸 울면 바보 하임달에게 시집 보내겠다고 말했지.

그러면 신기하게도 울음을 뚝 그치곤 했단다.

에이스틀라가 자라 열아홉 살이 되자 부모님은 성대한 연회를 열고 신랑 후보들을 초대했어.

청년들의 열띤 구애에 에이스틀라는 예의 바르게 웃어줬지만 돌아서면 따분한 표정을 지으며 하품을 했단다.

그리고 며칠씩이나 계속된 연회가 채 끝나기도 전에 그녀는 몰래 집을 떠났어.

스스로 남편을 찾겠다는 편지 한 장만 남긴 채로 말이야.

그 길로 에이스틀라는 하임달이 사는 낡은 오두막으로 갔어. 그리고는 하임달에게 결혼해 달라고 했지.

하임달의 어머니는 고귀한 핏줄의 데바 며느리가 부담스러웠지만 아들이 너무 좋아하니 반대할 수가 없었어.

결혼 서약서의 잉크가 다 마르기도 전에 에이스틀라는 하임달을 각성시키기 위한 꾀를 내기 시작했단다.

마치 오랜 준비라도 한 것처럼 모든 일을 착착 진행시켰지.

몸에 지니고 있던 보석을 모두 판 돈으로 오드 결정체를 사서 집에 놓았단다.

그리고는 하임달과 함께 여러 장소를 찾아 다녔지. 누군가 데바로 각성했다는 장소들을 말이야.



한번은 이런 일도 있었다고 해.

풀을 뜯고 있는 하임달 주변에 일부러 사나운 짐승을 풀어 놓아 위험에 빠뜨렸대. 위험에 처한 인간은 각성할 확률이 높다는 소문이 있었거든.

혼비백산한 하임달은 이리 뛰고 저리 뛰었대.

하지만 각성은커녕 짐승에 뜯겨 그나마 입고 있던 누추한 옷가지만 다 찢어졌다지.

숨어서 하임달의 하는 짓을 보고 있던 에이스틀라는 긴 한숨을 쉬었어.

낙담한 그녀는 하임달이 뜯다 만 풀 바구니를 챙겨서 집으로 돌아왔지.

그 후 에이스틀라는 모든 것을 포기한 듯이 보였어.

하지만 며칠이 지나고 에이스틀라가 벌인 일은 '오델라 달인 물 먹이기'였단다.

어렵게 구한 오델라를 정성스레 달여 매일 잠자기 전 하임달에게 먹였어.

그 물은 어찌나 쓰던지 제법 둔한 하임달조차도 목을 넘기기가 힘들었다고 해.

더구나 그건 오델라만 달인 게 아니었지.

들으면 다들 얼굴을 찌푸릴 그것의 체액도 같이 넣었다고 해. 물론 하임달에게는 비밀로 말이야.

지극한 정성은 하늘을 감동시키는 것일까? 결국 하임달은 각성을 하게 되었단다.

하지만 워낙 재주가 없는 하임달이었기 때문에 에이스틀라의 혹독한 훈련이 없었다면 그는 정말 말뿐인 데바로 남았을 거야.

부인의 온갖 뒷바라지에 힘입어 하임달은 데바로서 이름을 날리게 되었지.



이 소식은 멀리 에이스틀라의 아버지한테까지 알려졌어.

그제서야 부모님은 하임달을 정식 사위로 인정하고 딸과 함께 집으로 불러들였다고 해.

그 후 에이스틀라와 하임달은 어떻게 되었느냐고?

하임달은 어비스로 파견된 초기 레기온의 군단장이었지. 안타깝게도 그는 어비스 탐사에서 소멸했단다.

그의 소멸 소식에 몸져 누웠던 에이스틀라는 얼마 지나지 않아 '모든 것은 아이온의 뜻'이라며 자리를 털고 일어났대.

그 후에 그녀가 어떻게 되었는지는 아무도 몰라. 에이스틀라가 고향에서 자취를 감췄다는 것만 빼곤 말이지.

혹시 알아? 어딘가에서 또 다른 바보를 훈련시키고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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