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틸 수 있는 한 버텼었지요. 나고 자란 고향이 사막으로 변한다고 해서 쉽게 떨치고 나올 수는 없었습니다.

단순히 나고 자라서 애틋한 게 아니라 저를 키워 주신 부모님의 무덤이 있고, 함께 자란 친구들과 이웃과의 추억이 가득한 곳이었으니까요.

하지만 아무리 지키려고 발버둥을 쳐도 어쩔 수가 없더군요. 인간은 물 없이는 살 수가 없으니까요.
생존에 필요한 최소한의 물건과 가문 대대로 내려오는 유품을 챙겨 피난길에 올랐습니다.

그런데 살자고 떠난 피난길도 순탄치가 않더군요.

아나스 신비샘에서 물을 마시며 쉬고 있다가 레파르 혁명단을 만났거든요.

귀중한 것을 모두 내놓으면 보내 준다기에 목숨보다 귀할까 싶어 어머니의 유품인 목걸이와 귀고리를 내주었어요.
하지만 그 목걸이와 귀고리는 유품 그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어디가 될지 모르겠지만 다른 곳에 정착하게 되었을 때 생활 밑천으로 쓰려던 것이었거든요.

그게 없으면 저흰 영원히 떠도는 신세가 될지도 모릅니다.

제발 저희의 마지막 희망인 분홍 진주 목걸이와 흑진주 귀고리를 되찾아 주세요. 부탁드립니다!
고맙습니다, 플레이어 님!

목걸이와 귀고리를 빼앗아 간 놈들은 아나스 신비샘에 있는 감시단 순찰병과 감시단 경비병입니다.

꼭 놈들에게서 어머니의 유품을 되찾아 주세요. 부탁드립니다!
벌써 분홍 진주 목걸이와 흑진주 귀고리를 찾아서 돌아오신 건가요?

어떤 놈이 가지고 있는지도 모르셨을 텐데...

이렇게 쉽게 해결해 주시다니 플레이어 님께 부탁드리길 잘한 것 같군요.
저희를... 놀리시는 겁니까?

거기에 저희의 목숨이 걸려 있다고 여러 번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정말... 정말 너무하십니다.

저희가 죽기를 바라는 게 아니라면 제발 그걸 되찾아 주세요.
맞습니다! 바로 이거예요.

정말, 정말 고맙습니다.

처지가 처지다 보니 거창한 것으로 감사를 드리기는 어렵군요.

하지만 제 마음의 표시이니 받아주세요. 정말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