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드의 흐름으로 돌아가긴 했지만 이스온의 한이 풀렸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얼마나 원한이 깊었으면 지키려고 그렇게 애썼던 마을을 파괴하려고 했겠습니까.

아마 이스온은 저를 제일 원망했을 겁니다. 함께 마을 일을 의논하던 사이였으니까요. 그런 제가 그를 창고에 가뒀으니 얼마나 배신감이 컸겠습니까?

마을 사람들의 분노가 사그라질 때까지 보호하려던 것이었지만 이스온은 그 사실을 영원히 모르겠지요.
사실 마을 사람들은 얼마 전까지 이스온이 죽은 줄 알았습니다.

탈출한 뒤에 마을에서 멀지 않은 사막에서 옷가지가 찢겨져 있는 게 발견됐었거든요. 맨몸으로 길을 나섰다가 사나운 짐승에게 변을 당한 줄 알았지요.

그래서 이스온을 불쌍하게 생각한 몇몇 사람들이 남은 옷가지와 유품을 수습해서 작은 묘지를 만들었습니다.
이스온에게 위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의 무덤에 꽃이라도 한 다발 바치고 싶습니다.

구하기 힘든 꽃이라 부탁하기가 좀 미안하지만... 그래도 이스온이 좋아하던 꽃을 구하고 싶습니다.

베르테론으로 가서 류코 솜을 좀 모아다 주시겠습니까?
사실 류코 솜은 베르테론을 다녀올 때마다 이스온이 제게 꺾어다 주던 것입니다.

작은 솜뭉치가 꽃처럼 피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꽃말이 '내 마음을 알아주세요'라더군요.

그가 제게 꽃을 줬을 때와는 다른 의미지만 그래도 제 마음을 알아줬으면 좋겠습니다.

류코 솜은 베르테론의 톨바스 숲 서부와 톨바스 숲 동부, 아르타미아 고개에 피어 있습니다.

다녀오기가 힘들어서 그렇지 꽃을 찾는 건 그렇게 힘들지 않을 거예요.
류코 솜 5송이를 가져오셨습니까?

무덤에 꽃을 바친다고 이스온이 마음의 한을 풀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제 마음이 너무 무거울 것 같네요.
이스온이 떠난 뒤로 류코 솜을 보는 건 처음입니다. 아무도 꺾어다 주는 사람이 없었으니까요.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아름답네요. 하얗게 부푼 솜뭉치를 보세요.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잘 다듬어서 예쁜 꽃다발을 만들어야겠습니다.
꽃다발은 만들었지만... 차마 이스온의 무덤으로 갈 수가 없군요.

자꾸 부탁드려서 죄송하지만 플레이어 님이 저 대신 이스온의 무덤에 이 꽃다발을 바쳐 주실래요?

이스온이 저세상에서나마 한을 풀고 마음의 안식을 찾기를 빌어 주세요.
류코 솜을 좀 모아다 주셨으면 좋겠다고 부탁을 드렸었는데요...

이젠 다 끝난 일이지만 꽃말로라도 이스온에게 용서를 비는 제 마음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니 제발 류코 솜을 채집해 주세요.
(무덤 앞에 비석이 있다.)

('아게이론 마을을 지키던 이스온, 이곳에 잠들다.')

(묘비명을 보니 이곳이 이스온의 무덤인 것 같다.)
(비석 앞에 꽃을 바쳤다.)
저와 이스온은 꽤 많은 일을 함께 했습니다. 둘 다 마을을 위해 열심이었으니까요.

그 사고만 아니었다면 아마 지금도 함께 마을을 위해 여러 가지 일을 하고 있었을 겁니다.

불행한 사고 때문에 한 사람의 인생이 돌이킬 수 없는 길로 접어들다니... 안타까운 일입니다.

이스온의 무덤에 헌화는 하셨나요?
정말 감사합니다. 그의 무덤에 꽃을 바쳤다니 제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습니다.

저처럼 이스온의 마음도 편안해진다면 더 바랄 것이 없을 텐데요.

아마도 평생 이스온을 잊을 수 없을 겁니다. 여러 가지 의미에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