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밀림은 땅의 정령마저 포악하게 만드나 봐요.

뭐, 사실 정령들은 예전에도 그리 호의적이진 않았죠. 그래도 먼저 건드리지 않으면 공격하는 일은 없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다가가기만 해도 득달같이 덤벼드니 큰일입니다.

세네모네아 님께 말씀드렸더니 그러면 그들을 조사해 보라고 하시더군요. 땅의 정령이 그렇게 된 데에는 뭔가 이유가 있을 거라고 말이에요.
바쁘시지 않다면 데바님이 절 좀 도와주시겠어요?

어려운 일은 아니에요. 오염된 땅의 정령을 잡고 물건 몇 개만 가져와 주시면 돼요.

땅의 정령이 특정 지역에만 나타나는 걸로 보아 그곳의 흙에 이상한 성분이 있을 것 같거든요.

그러니 땅의 정령을 구성하고 있는 정령의 흙이 필요해요.

3봉지 정도면 충분할 것 같은데, 어떠세요?
감사합니다.

사실 이번이 저의 첫 연구에요.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한다고 이번 연구를 성공적으로 끝내서 세네모네아 님께 인정을 받고 싶어요.

그러니 잘 좀 부탁드릴게요. 땅의 정령을 구성하고 있는 정령의 흙을 구해다 주세요.
(두꺼운 책을 정신없이 읽고 있다.)

오셨군요. 데바님을 기다리며 정령에 관련된 책을 읽고 있었어요.

꽤 흥미로운 내용이 많더라고요. 덕분에 이번 연구에 도움이 될 만한 사실을 많이 알아냈답니다.

자, 가져오신 정령의 흙을 좀 볼까요?
제가 부탁한 건 3봉지인데...

아니에요, 제가 제대로 말씀드리지 않았나 봐요.

귀찮겠지만 마저 구해 주시겠어요?

3봉지는 있어야 제대로 연구를 할 수 있으니까요.
이게 땅의 정령에서 떨어져 나온 거란 말이죠?

(손바닥 위에 흙을 올리고 자세히 살펴본다.)

이상하다, 별 차이가 없네...

흙을 보면 문제를 바로 확인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제가 잘못 생각했나 봐요.

이걸 구하시느라 힘들었을 텐데 미안해서 어떡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