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의 발걸음은 우레처럼 울리고, 그대의 투지는 불길보다 세차도다.

그대의 몸 속을 흐르는 오드는 고귀하고 고귀한 생명의 정수.

데바의 날개는 엘리시움을 덮으리.

그대를 보니 내 입에서 저절로 시가 흐르는구려, 플레이어.

갑작스럽게 읊은 시 때문에 놀란 게 아니었으면 좋겠소이다.
혹시 베르테론을 들른다면 부탁 하나 해도 되겠소?

마음 같아서는 직접 베르테론 요새까지 날아가고 싶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구려.

부디 친절한 마음으로 내 청을 들어준다면 정말로 고맙겠소이다.
베르테론 요새의 키벨리움에 있는 신관 셀레네에게 시를 한 수 써 달라는 부탁을 받았소이다.

유스티엘 님께 천수할 때 함께 바칠 찬미의 노래가 필요하다고 하더구려.

그래서 유스티엘 님의 자비심과 따사로움을 주제로 내 생애 최고의 역작을 만들었소.

그대가 부디 나 대신 이 시를 셀레네에게 전해 주시겠소?
그대의 호의에 감사하는 바이오.

그리고 이 시는 유스티엘 주신께 바치는 것이니 그대가 먼저 읽어 보는 일은 없을 거라 믿겠소.

베르테론 요새 근처는 크랄과의 전투가 치열하다고 하니 날아가는 것보다 순간 이동을 하는 게 낫겠구려.

공간 이동사인 폴리이두스를 찾아가 방법을 물어보시오.
공간 이동의 원리가 궁금하시다고요?

저는 그저 이 장치만 움직일 뿐이지 원리는 잘 모릅니다.

공간 이동 장치가 설치된 곳끼리는 서로 연결돼 있어서 오드를 흘려 넣으면 순식간에 원하시는 곳까지 이동하실 수 있다는 것만 알지요.

손쉽게 이동시켜 드리는 대신 요금을 받고요.
물론입니다.

요즘 베르테론 요새 근처는 크랄과 전투가 자주 벌어져서 많은 분들께서 공간 이동으로 움직이시죠.

다만 공간 이동에는 비용을 받고 있습니다. 그건 제 권한으로 어떻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니 양해해 주셔야겠습니다.

저에게 말씀만 해주시면 베르테론으로 보내 드리겠습니다.
미케로 님께서 보내셨다구요?

유스티엘 주신께 천수할 시를 완성하신 모양이군요.

요즘처럼 어수선한 때에 무슨 천수냐는 천인도 있지만 이런 때일수록 주신께 예를 갖추어야 합니다.

그분들의 가호가 없었다면 베르테론은 이미 폐허가 됐을 테니까요.
중요한 시를 가져다 주셔서 감사합니다.

설마 내용을 읽어 보신 건 아니겠죠? 양식이 있는 분이라면 그랬을 리가 없지요.

알고 계시겠지만 천수하는 물건은 그게 무엇이든 다른 사람이 먼저 손을 대서는 안 되는 거니까요.

어쨌든 먼 곳까지 오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덕분에 올해 천수는 어찌어찌 구색은 맞추게 됐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