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미엘의 미소'라는 말을 알고 있소?

지혜로우신 루미엘 님에 대한 일화로 인해 생겨난 말이라오.

그분께서 마계의 모든 학자와 연구가를 모아 지혜의 만찬을 여셨을 때 아메프레 꽃을 손에 들고 그 뜻을 물으셨다 하오.

그때 그 꽃 한 송이로 루미엘 님의 뜻을 읽은 분이 누구였는지는 말할 수 없소.

말할 수 없는 것에는 침묵하라는 선조의 명언이 떠오르기 때문이오.
어쨌든 그의 대답을 듣고 루미엘 님은 미소를 지으셨고, 그 후로 루미엘 님의 지혜는 아메프레 꽃송이에 들어 있다고들 했소.

문득 나도 그 꽃을 보면서 지혜로우신 루미엘 님의 뜻에 대해 명상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요즘 도통 먹지를 못해서 그런 지, 한 발자국도 못 떼겠구려.

부탁인데, 당신이 명상에 필요한 아메프레 꽃에서 꽃송이를 따다 주면 안 되겠소?

먹을 건 어떻게 구해 보리다.
아메프레 꽃은 스프리그 서식지 근처 호수에 심어져 있으니 5송이만 가져다 주시오.

휴우, 아메프레 꽃송이의 그윽한 향기를 맡으며 루미엘 님의 뜻에 대해 명상을 할 생각을 하니 벌써 설레는구려.

기왕이면 좀 서둘러 주시오.
'루미엘의 미소'에 담긴 뜻을 헤아려 볼 나의 아메프레 꽃 5송이는 가지고 오셨소?

아메프레 꽃송이를 바라보며 명상에 잠길 생각을 하니 배 고픈 것도 모르겠소.

아니, 배에서는 꼬르륵거리는 소리가 나지만 마음은 포만감으로 가득차 있다오.
재촉을 하려는 것은 아니오.

하지만 나는 당신이 아메프레 꽃을 5송이 가져왔을 거라고 생각했구려.

아메프레 꽃 5송이를 모두 모으면 그 길로 나에게 와 주시오.
오오, 아메프레 꽃송이의 진하지만 경박하지 않고 멀리 가지만 요란하지 않은 이 향기...!

이 향기가 말해 주는 지혜가 무엇이겠소?

난 이미 알 것 같은데, 당신은 모르시겠소?

모르면 할 수 없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