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레슈란타 하층보다는 상층이 격전지라고 할 수 있지.

하층에 비해 요새도 밀집해 있고 에레슈란타의 심층부로 가는 길목도 있고 말일세.

그래서 요즘 에레슈란타 하층보다는 상층의 전세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네.

그중에서도 특히 라 미렌 요새와 크로탄 요새의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지.
다른 요새도 중요하지만 그 두 요새는 특히나 중요하다네. 천족을 견제하는 측면에서 말이야.

라 미렌 요새는 마족의 프리뭄 거점의 상공에 있지. 라테스란 동쪽 줄기를 타고 상층으로 올라왔을 때 가장 가까운 요새기도 하고 말이야.

크로탄 요새 역시 마찬가지라네. 상층에서도 핵심 지역인 삼중도에서 천족의 근거지와 가장 가까운 곳이지.

그러니 이 두 요새의 관문병들만 확실하게 견제한다면 천족이 함부로 움직이지 못할 걸세.
그래서 자네에게 임무를 맡기려고 하네.

라 미렌 요새와 크로탄 요새의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가 요새가 적의 손아귀에 넘어가면 에레슈란타 상층 요새 관문병을 처치해 주게.

자네가 포스를 구성해 요새 관문병을 처치하면 아칸들을 보내 적군의 지원 병력을 차단할 걸세.

포스가 선봉대 역할을 하면 아칸들이 손쉽게 요새를 탈환할 수 있겠지.

이게 다 자네의 실력과 인망을 믿기 때문에 수립할 수 있는 전략일세.

어떤가, 해 보겠나?
자네라면 흔쾌히 수락할 줄 알았네. 야심도 크고 패기도 있다는 걸 예전부터 알고 있었거든.

천족이든 용족이든 가리지 말고 상층 요새 관문병을 처치해 주게. 하지만 요새를 지키는 관문병이 만만한 상대가 아니라는 것은 잘 알 테지?

한두 사람 가지고는 안 될 거야. 여러 파티를 모아 포스를 구성하게.

참, 관문병은 요새전이 시작돼야 나타나니 지도를 살펴보고 요새가 점령 가능 상태가 되면 그때 가게나.
오늘도 에레슈란타에 새로 발을 디딘 데바들이 많지만 쓸 만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네.

데바라고 해서 모두 전투에 뛰어나고 유능하지 않다는 건 잘 알고 있지만 그래도 실망스럽군.

하지만 자네는 날 실망시킨 적이 없지.

라 미렌 요새와 크로탄 요새의 관문병은 처치했는가?
(박수를 치며) 훌륭하군! 정말 수고했네.

자네의 실력과 인망이 아니면 불가능했을 걸세.

용족과 천족은 이제 우리 마족과의 실력 차이를 확실히 알았겠지.

이런 추세라면 머지 않아 에레슈란타의 요새를 모두 우리 것으로 만들 수 있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