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뵙는군요, 플레이어 님.

사실은 플레이어 님 볼 면목이 없어서 만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지난번에 반드시 사데나의 마음을 사로잡겠다고 했는데 결과부터 말씀드리면 실패했습니다.

덕분에 '사랑에 빠진 심장'을 만들어서 사데나에게 가져갔는데... 의외로 반응이 냉랭하더군요.

'사랑에 빠진 심장'은 그저 비유였을 뿐이라고. 중요한 건 제 신분이 미천하다는 것이라고요.
하지만 냉정하게 말하면서도 희망의 여지를 조금은 주더군요.

제 신분이 보잘것없기는 하지만 그동안 보여준 정성에 감동하지 않은 건 아니라고요.

누가 봐도 놀랄 만한 감동적인 선물을 자신의 마음이 완전히 돌아설지도 모른다고요.

그러면서 '절대적인 사랑의 반지' 얘기를 슬쩍 하더군요.

하지만 그 반지는...
지난번에 구해다 주신 '사랑에 빠진 심장'보다 더 구하기 힘든 재료로 만든 반지입니다.

란세 님이 세공의 명인이 된 것도 모두 '절대적인 사랑의 반지'를 만든 덕분이라고들 하더군요.

바나할에도 그 반지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한두 명밖에 없다던데...

사데나는 제가 포기하기를 바라면서 그런 말을 한 걸까요?

아니면 정말 그 반지를 만들어 가면 그때는 신분의 차이 따위는 상관없이 절 받아들이겠다는 걸까요?

솔직히 전 후자라고 믿고 있습니다. 그렇게 믿고 싶어요.

그러니 플레이어 님, 저를 한 번만 더 도와주시면 안 될까요?
'절대적인 사랑의 반지'에 필요한 보석은 모두 네 가지입니다. 에레슈란타의 빛, 브리트라의 어둠, 인드라투의 불꽃, 커다란 다이아몬드 원석이지요.

에레슈란타의 빛은 에레슈란타 심층부에 있는 수호거신이 가지고 있다더군요.

브리트라의 어둠은 벨루스란의 드라웁니르 동굴에 있는 제47 나가 전문 저주술사를 처치하면 구할 수 있답니다.

인드라투의 불꽃은... 그게 가장 문제인데 여기저기 물어보니 시공의 균열을 통해 벨루스란으로 가서 크랄투마그나 동굴이라는 곳에 가면 구할 수 있답니다. 제52 나가 정예 파괴법사가 가지고 있다더군요.

커다란 다이아몬드 원석이 가장 구하기 쉽겠군요. 마계 여기저기에 있는 다이아몬드를 채집하면 적은 확률로 구할 수 있으니까요.

지금껏 불가능해 보였던 일을 모두 성공시킨 플레이어%이니까 이 일도 성공하실 거라고 믿고 기다리겠습니다.
돌아오셨군요, 플레이어 님.

이젠 아무도 저와 얘기하려 들지도 않습니다. 사데나를 잊으라는 설득에 넘어가지 않은 탓이지요.

부모님까지 저를 버린 자식 취급하십니다. 사랑에 눈멀어서 일이고 뭐고 내팽개친 놈은 필요없다시면서요.

모든 사람이 제 사랑을 비웃는 것이 괴롭습니다.

그나마 플레이어 님이 절 도와주시는 유일한 사람입니다.
플레이어 님도 이제 저를 버리시려는 겁니까?

그나마 절 이해하는 유일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러지 말고 제발 절대적인 사랑의 반지를 만들 재료를 구해다 주십시오.

그것만 있으면 사데나와의 사랑을 이룰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이게... 절대적인 사랑의 반지를 만들 수 있는 재료인가요?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도대체 이 은혜를 어떻게 갚아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란세 님께 부탁해서 반지는 미리 만들어 놨습니다. 플레이어 님이 구해 오신 보석을 끼우기만 하면 됩니다.

완성한 반지를 사데나의 약지에 끼워 줄 수 있을까요? 그녀가 승낙해서 행복한 결말을 맞았으면 좋겠습니다.